최근 교내에서 부정행위 사례가 잇따라 드러났다. 학내 여론은 분노와 반성의 목소리로 들끓었고, 언론들은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달고 기사를 내기에 바빴다. 거기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의견과 추측을 한두 마디씩 보탰다. 하지만 학생들도 외부인도 정작 전후 사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학우들끼리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나 정보와 의견을 주고받는 정도다. 이 사건에 대해 『대학신문』은 4컷 만화 중에 한 컷을 할애하는 것에 그쳤다.

총학생회에서 지금 관련된 의견을 받고 있는 ‘서서 가는 줄’ 현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서서 가는 줄이라는 이름으로 낙성대역 관악02번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하는 기행적 새치기 행태는 오랜 기간 동안 낙성대역에서 통학을 하는 학우들 사이에서 문제로 거론됐다. 해당 사안은 이번 총학생회에 들어서야 공론화될 수 있었다. 이 사안에 대해『대학신문』은 지난 호에 짤막한 설명이 달린 사진 한 장을 실었을 뿐이었다.

한동안 학내를 뜨겁게 달군 수리과학부 강 전 교수 사건에 대해서는 어떠한가? 오랜 기간 수리과학부와 강 전 교수가 지도교수를 맡았던 동아리들에서는 그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다. 그럼에도『대학신문』은 외부 언론들이 한껏 보도를 쏟아내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사건의 진행 상황을 알리는 기사들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사건의 진행을 알리는 보도를 한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학교 안에서 일어난 문제를 외부 언론으로부터 먼저 접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순서처럼 보인다. 학교의 언론이 외부 언론을 뒤따르기만 한다면 학내 언론으로서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겠는가. 외부 언론에 보도되기 전에『대학신문』이 앞서서 공론화를 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학생 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은 학생회의 일이라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를 인식하여 여론을 수합하고 공론화하는 것 또한 언론의 주요한 역할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부정행위 사태, 서서 가는 줄 현상, 그리고 강 전 교수에 대하여『대학신문』은 늘 한발 늦는 모습을 보였다. 어쩌면 이러한 모습이『대학신문』에 대해 독자층이 공고한 신뢰를 쌓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 5월 11일자 신문에 실린 4컷 만화를 보면『대학신문』이 학내 이슈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아닌 듯싶다. 『대학신문』은 분명히 학우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다.『대학신문』에게 부족한 것은, 작지만 매우 중요한 단 한 발짝이다. 파악한 교내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아가 학교 언론으로서『대학신문』만이 가질 수 있는 시각으로 원인과 현황을 분석하여, 학생 사회의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학내 이슈들에 대해 관심이 적거나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는 학우들에게도 또한 유익한 신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를 대표하는 언론이 되려면 먼저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언론이 돼야 한다. 다시 말해서, 『대학신문』이 명실상부한 학내 이슈 공론화의 장이 되어야『대학신문』은 비로소 진정한 학내 언론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학생 여론의 창이 된다면『대학신문』을 찾아 읽는 독자들이 늘어날 것이며, 반대로 지금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제한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학생들의 여론이『대학신문』을 통해 수렴될 것이다. 이로써『대학신문』은 언론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학생들의 문제는 더욱 신속하게 해결되는 선순환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우섭

불어교육과·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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