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비선형’ 앨범 낸 MOT(池)

최근 ‘비선형(non-linear): 예측할 수 없는 사운드’라는 데뷔 앨범을 내고 방송 활동과 영화음악 작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2인조 밴드 MOT(池). MOT는 연세대 전파공학과를 졸업한 이언씨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Z.EE씨(이정현)가 함께하고 있다.

 

 

▲ © 김동인 기자

박찬욱 감독이 ‘모처럼 만나는 세련된 사운드의 감성적 비쥬얼 앨범’이라고 극찬한 MOT의 ‘비선형’은 ‘U2’, ‘라디오헤드’, ‘플라시보’의 분위기를 한줄기씩 섞어놓으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음악들을 담고 있다. 몽환적인 타이틀곡 ‘Cold blood’를 비롯해 ‘나의 절망을 바라는 당신에게’, ‘그러나 불확실성은 더욱 더’ 등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은 흔치 않는 홀수 박자를 사용하고 어쿠스틱한 피아노 소리를 기타앰프에 통과시켜 독특하고 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언씨와 Z.EE씨는 작곡부터 프로그래밍까지 앨범 제작의 대부분을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완성했다. 보컬, 작사, 작곡, 프로그래밍, 믹싱을 담당한 이언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작곡을 했던 실력파로, “우리 음악은 어설픈 가식이 없습니다. 그저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할 뿐이죠”라고 한다. 기타, 백보컬 및 각종 일렉트로닉 장비를 담당하는 Z.EE씨는 컴퓨터공학과 밴드 ‘EN419’에서 활동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회사에서 병역특례로 3년간 프로그래밍을 했던 Z.EE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잖아요. 전 저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습니다”며 공학도에서 아티스트의 길로 돌아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마치 늪에 빠지듯 음악에 빠져버렸어요. 이젠 더 이상 헤어날 수가 없네요”라고 덧붙였다.

 

 

3년 전, 이언씨는 “라디오헤드, 포티스헤드, 스매싱펌킨즈를 좋아하고, 록, 일렉트로니카, 재즈, 트립합을 재료로 스타일리시한 음악을 할 사람을 찾는다”는 광고를 냈고 Z.EE씨가 찾아왔다.뜻이 맞은 둘은 한 팀을 꾸렸다.

 

 

작업은 주로 각자의 집에서 하며 인터넷 메신저로 파일을 교환해 앨범을 완성했다. 이언씨는 자신의 집 2층을 개조해 작업실로 만들었으며, Z.EE씨는 자취집에서 기타와 음향기기로 작업을 했다. 2년전 이언씨의 작업실에 번개가 쳐 컴퓨터가 감전되는 바람에 데이터가 모두 손상돼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했던 웃지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고.

 

 

이언씨는 창작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자신에게 결핍된 부분을 갈망하는 것이 원동력이 됩니다. 그리고 꾸준한 노력을 더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솔직해진다면 음악이든 일이든 확신이 생길 겁니다”라고 조언했다.

MOT는 장윤현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10월에 개봉하는 스릴러물 <썸>의 영화음악 전곡을 작업 중이다.


우린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저 높은곳으로 날았지―‘날개’ 중―


앞으로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MOT만의 개성 있는 음악을 할 것이라는 이들의 음악 행보를 주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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