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문화학과 과제전 겸 축제 ‘대안학교’

높이 뛰는 대로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지고, 탁구공을 화면에 튕겨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 자유로운 축제분위기로 뒤덮인 여기는 정보문화학과 과제전 ‘대안학교’의 현장이다. 정보문화학과 학생들은 미디어 및 문화콘텐츠를 다루는 해당 과의 특징을 살린 축제 형식의 특별한 과제전을 준비했다. 커뮤니케이션센터(64동)는 지난 달 22일(월)~23일 행사가 진행된 이틀 동안 재기발랄한 문화콘텐츠가 넘쳐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과제전이자 축제인 ‘대안학교’는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공부하고 결과물을 내는 정보문화학과만의 정체성이 담긴 이름이다. 흔히 학과 공부를 생각하면 책을 펴서 공부하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정보문화학과의 학생들은 팀을 이뤄 직접 문화콘텐츠를 기획해보며 배움을 얻는다. 각자 주전공이 다른 학생들은 랩실에 모여 코딩과 디자인, 웹 프로그래밍 등 평소 생소하게 여기던 분야에 도전하며 과제를 제작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과제전이지만 축제를 겸한 큰 규모의 행사를 학생들이 직접 기획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홍보팀장 오천석 씨(언론정보학과·11)는 “과제전이다 보니 행정적 행사로 보일 수 있지만 한 학기 동안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 과제물들을 짧게 우리끼리만 보고 끝내기는 아까웠다”며 “좀더 재미있게 진행해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열 명 정도를 중심으로 홍보, 큐레이션, 진행 등 팀을 나눠 축제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Like Busking'

◇콕 찌르면 척 하고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관객의 행동에 바로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사람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만점이었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LIKE BUSKING’은 버스킹 공연에 반응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한 작품이다. 공연이 마음에 든 관객이 카메라에 대고 엄지손가락을 드는 포즈를 취하면 해당 사진이 찍힌 영수증이 인쇄된다. 관객은 영수증을 받음으로서 팁 대신 ‘좋아요’를 지불했음을 확인받고, 지불 받은 ‘좋아요’는 공연자에게 전달된다. 이 콘텐츠를 기획한 정오령 씨(의류학과·11)는 “버스킹 공연이 있을 때 팁 박스에 팁을 주지 않고 흩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착안했다”고 말했다. ‘LIKE BUSKING’은 실제로 홍대 거리에 설치돼 지나가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 'Pillow-Pang'

인기 투표 1위에 오른 ‘pillow-pang’은 스크린을 베개로 때려 메르스 바이러스를 잡는 게임이다. 화면 위로 사정없이 휘두른 베개의 공격에 활개치던 메르스 바이러스가 하나둘씩 사라진다. 기획자 정혜원 씨(시각디자인과·11)는 “스트레스를 혼자만의 공간에서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마침 메르스 사태와 시점이 맞물려서 바이러스를 제거하자는 의도를 담아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탁구공을 스크린에 맞춰서 그림을 만드는 ‘핑퐁 페인팅’ 역시 관객에게 호응을 얻었다. 운동의 결과가 자신만의 예술 작품이 되는 특별함이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관객 이보롬 씨(지구환경과학부 박사과정·08)는 “탁구를 치면 그림이 자동으로 완성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우리의 색깔대로 보여주고 기념하다=학생들이 개발한 독특한 미디어 프로젝트와 영상물 역시 돋보이는 아이디어로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야간 도서관 셔틀버스에 고시생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나타나게 하는 프로젝트 ‘부릉부릉’이나, 두 사람의 이름을 입력하면 궁합을 측정해 그들의 관계에 어울리는 음악까지 틀어주는 ‘이름.’(이름점) 등의 아이디어가 빛나는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영상 ‘애니메이션의 이해’는 ‘도라에몽’의 자막을 재미있게 바꾼 패러디물이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주인공 ‘진구’가 애니메이션을 무시하는 친구들에게 보여줄 발표를 준비한다는 줄거리를 따라가며 관객은 애니메이션 이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학생들은 교수진이 심사하는 공식 시상식보다 더 두근거리는 ‘내 맘대로 시상식’을 열어 전시된 작품을 특별하게 기념했다. ‘내 맘대로 시상식’에서는 어색한 연기를 보여준 학생에게 ‘발연기상’과 함께 상품으로 슬리퍼를 주고,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낸 팀에게 ‘약쟁이상’을 수여하며 비타민음료를 주는 등 위트 있는 진행을 보여준 한편 ‘개근상’으로 학과 랩실에서 열심히 작업한 학우의 고생을 치하하기도 했다. 관객은 기발한 상 이름에 어울리는 후보작과 그에 걸맞은 상품을 보며 폭소를 터뜨렸다.

▲ 'Jumping with Music'

열심히 제작한 콘텐츠는 제작과정을 함께한 사람들과 그들의 작품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더 빛났다. 수업을 위해 준비한 과제는 전시회장에 놓여 하나의 작품으로 거듭났고, 그 작품은 관객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했다. 관객이 점프하는 대로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지는 ‘Jumping with Music’ 작품을 기획한 이연주 씨(자유전공학부·11)는 “밖에서도 볼 수 있는 공간에 설치돼서 점프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친구들이 재미있어 해서 뿌듯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재기발랄한 그들만의 콘텐츠가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재미를 안겨줄지 기대해본다.

사진: 김명주 기자 diane1114@snu.kr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