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봉했던 「스파이더맨2」에서는 스파이더맨의 상대역으로 ‘닥터 옥토퍼스’라는 악당이 등장했는데, 그는 본래 유능한 과학자였으나 무리한 실험을 수행하다 사고를 당해 악당이 되는 캐릭터였다. 스파이더맨도 실험실에서의 사고로 놀라운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볼 때, 영화 속에서는 과학과 관련된 실험을 하다 사고가 나면 영웅이든 악당이든 어쨌거나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픽션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실험을 하다 사고가 나면 몸이 상하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안전한 실험 환경은 실험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실험실의 안전 얘기를 하면 마치 실험실이 매우 위험한 환경인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지만 실제로 교내 연구실의 실험환경이 매우 위험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자기 실험실의 연구 환경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연구자도 거의 없을 것이다. 유해한 화학 물질이나 가스 등을 발생시키는 실험을 하는 실험실에서는 후드와 같은 안전을 위한 기본 실험시설을 갖추고 있을 것이며, 물리적으로 위험한 기계장치에는 대부분 안전 장치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특별히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실험실에서의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사고의 위험이란 항상 내재되어 있기 마련이다. 새로운 실험 장비에 대한 무지(無知)로 혹은 예측하지 못한 실수나 돌발 상황들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고,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다. 따라서 평소에 안전에 대해 항상 인식하고, 사고를 예방하거나 사고 발생시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안전 규칙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지난 달 25∼26일에 걸쳐 교내 대학원생과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환경 안전 교육은 의미있는 행사였으며 안전사항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안전 교육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은 대부분 상식적으로 알고 있을만한 것들이었는데, 문제는 이러한 규칙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귀찮아서 혹은 깜빡 잊어버리고 어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험실에서의 안전 규칙은 자동차의 안전 벨트와 같아

기본적ㆍ상식적 안전 규칙은 의식적으로 습관화해야

 

이렇듯 규칙을 어기게 되는 근본 원인은 안전 의식의 부재라고 생각된다. 사실 대부분 학생들이 지금까지 체계적인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어쩌면 이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큰 사고가 발생하고 나면 일시적으로 행해지는 안전 교육으로 실험시 기본적으로 행해져야 할 규칙들까지 완전히 몸에 배게 할 수 있을까?

 

 

지금은 너무나도 일반화된 자동차의 안전벨트도 처음 그 개념이 도입되었을 당시에는 운전자들이 착용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함으로써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에 더하여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 때 범칙금을 부과하거나 차에 빨간 불이 들어오도록 장치하여 안전벨트 매는 것을 습관화할 수 있었다.

 

 

실험실에서의 안전 규칙은 실험의 안전벨트이다. 그러므로 보다 체계적이고 실제적인 실험 안전 교육이 행해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본인을 비롯한 우리 학생들도 안전 사항에 대해 좀 더 주의하여 안전한 상태로 연구에 매진하고,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 대학신문 사진부

 

 

 

 

 

 

 

 

 

윤성환

공대 석사과정ㆍ기계항공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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