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정보공학부 황기웅 교수

“3, 4년 전부터 정년퇴임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갑작스럽지는 않았다”고 말문을 연 황기웅 교수는 “좋은 대학에서 좋은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굉장히 감사하다”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황 교수는 1980년대 국내에 플라스마 이론을 처음으로 소개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플라스마란 기체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열을 가해 도달하는 ‘제 4의 상태’로 보통 기체와는 달리 전류가 흘러 도체의 성질을 가진다. 이뿐만 아니라 플라스마는 화학반응이 활발히 일어나 반도체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하며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황 교수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산업 현장에 적용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서울대의 산학협력을 선도했다. 1990년대 황 교수는 200여 명의 연구개발팀을 이끌고 디스플레이 연구 개발을 지도했다. 황 교수가 이끈 연구개발팀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의 소비전력과 생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후 학내 산학협력이 활발히 이뤄졌으며 여러 기업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또 그는 산업계와 학계의 기술자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1999년 한국디스플레이 학회를 설립했다. 이 학회는 매년 세계 3대 디스플레이 학술대회 중 하나인 국제 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International Meeting on Information Display, IMID)를 개최한다. IMID는 학술대회의 면모와 동시에 유수 기업의 최신 기술 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전시회의 면모도 지닌다. 황 교수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학교에서 길러내고 회사가 그 인력을 바탕으로 여러 응용기술을 개발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교내 탈북 학생들을 돕고 싶다고 퇴임 이후의 계획을 밝혔다. 그는 “같은 동포임에도 불구하고 체제가 다른 곳에서 태어나 기본적인 인권이 위협받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남한 사회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 학생들에게 영어와 전기공학 분야의 전문지식을 가르쳐 주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 교수는 학생들에게 “서울대생이 세상은 모두가 더불어 사는 곳임을 인지하고 자기희생을 마다 않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전문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그는 “서울대생은 원하든 원치 않든 40대, 50대가 되면 리더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부지런히 노력해 리더의 덕목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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