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과학부 김도한 교수

인터뷰를 위해 찾은 김도한 교수의 연구실에선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퇴임을 앞두고 연구실을 정리하던 김 교수가 틀어놓은 피아노 연주곡이었다. 1982년부터 수리과학부 교수로 재임한 김 교수는 “큰 과오 없이 교수생활을 끝내 기쁘다”며 퇴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섭섭한 마음이 남지만 최근에 안 좋았던 건강도 회복해 기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수학계의 발전과 함께했다. 대한수학회장을 지낸 김 교수는 “2007년 국제수학연맹에서 한국의 등급을 2등급에서 4등급으로 상향 조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수학연맹에서는 각 나라가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등급에 따라 투표권이 차별적으로 주어진다”며 “등급이 조정됨에 따라 이제 4표를 행사할 수 있게 돼 우리나라 수학계의 발언권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작년 우리나라에서 세계수학자대회를개최한 것을 가장 보람찬 일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모든 수학자들이 힘을 모은 결과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한국 수학 연구의 질적 성장과 세계적인 수학 인재 배출을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철학을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학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한데 학생들이 이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답했다. 그는 “수리과학부 학생들보다 경제학과 물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수학 공부에 흥미를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수리과학부 학생들은 수학이 어떻게 쓰이는지 몰라 방황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응용수리과학의 활용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밝히며 “내가 주로 연구해 온 푸리에 해석은 디지털 정보통신의 근간으로 이용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도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1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고를 깊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의 범위를 확장시켜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않는 데까지 닿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수학 연구는 마무리 짓고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음악에 더 많은 시간을 기울일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그는 “클라리넷 레슨을 받고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하는 OB 밴드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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