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안동만 교수

200동 꼭대기 층, 관악산이 한 눈에 보이는 안동만 교수의 연구실은 조경 관련 논문과 책으로 가득했다. 정년퇴임 소감을 묻자 그는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서울대라는 공간 안에서 얻은 모든 가르침들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안 교수는 ‘상당한 우연’으로 조경학을 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3학년 때 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져 『Site Planning』이라는 영어 교재를 한글로 요약하는 과제로 수업을 대체했는데 그때 처음 조경학을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를 졸업한 해에 환경대학원이 처음으로 신입생을 모집해 조경학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개발과 경제성장을 중심으로 했던 우리나라에서 자연을 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 왔다. 20여 년 동안 환경 보호에 힘쓴 그는 “어릴 때 시골에서 지냈기 때문인지 자연이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도 자연을 사랑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있었다”고 자연경관 보전 사업에 힘썼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학계 최초로 국립공원을 제외한 제주도 전 구역을 분석하고 보전 등급을 매겨 제주도 자연경관 보전에 기여했다.

그는 우리나라 조경을 걱정하며 특히 도시에 녹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주택지에서 산책을 나갈 만한 공원이 부족하다”며 “성급한 조경은 지양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여건이 좋아진 만큼 도심 속 녹지 확보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후학들에게 “지혜롭고 용기 있는 인재로서 끊임없는 자기검열을 통해 비겁한 지식을 기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서울대가 세계의 지도자를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비난과 지탄을 받는 대학이 아니라 신뢰와 존경을 받는 대학이 됐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당부를 전했다.

정년퇴임을 ‘학생들을 30년간 가르치고 맞는 방학’에 비유한 안 교수는 퇴임 이후에 여유롭게 살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계획 보다는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산책을 다니면서 조경 사진을 찍어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30년간 자연 보전의 한 길을 걸어온 안 교수. 그가 걸어온 길이 후학들에게 영감이 돼 더 푸른 미래로 향하는 이정표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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