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이정재 교수

직접 내린 에스프레소 한 잔을 들고 소파에 앉은 이정재 교수는 “그동안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퇴임소감을 밝혔다. 퇴임소감에서 드러나듯 이정재 교수는 20년의 교직 생활동안 누구보다 학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교수는 교수가 교육자로서 갖춰야 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대학은 고등교육기관인 만큼 교수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힘써야 한다”며 “대학에서 진행하는 연구의 목적도 교수의 실적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의 배움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정재 교수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해왔다. 그는 소그룹 형태로 이뤄지는 지역 시스템 수업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사업 계획서를 쓰도록 했다. 이 교수는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 학생들이 직접 답사를 다니며 정보를 한 알 한 알 꿰다보면 한 학기 후 백 페이지를 넘어서는 훌륭한 단행본을 제작할 수 있다”며 “한층 성장해 있는 학생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학생처장, 교수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는 “다른 사람과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다”며 “다만 임기 중 이루지 못한 일도 많고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일이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또 그는 시흥캠퍼스 사업과 관련해 “처음 시흥캠퍼스 설립을 제안했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 교수는 일부 대학에서 이뤄지는 구조조정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서울대에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생태계 유지를 위해 생물 다양성을 유지해야 하듯 사회라는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층위에서의 다양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대학은 사회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길러내는 요람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퇴임 후 무엇을 할지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특히 애정을 기울였던 농업법 관련 수업을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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