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과 김정구 교수

연구실에서 정년 심포지엄 발표를 위해 자료를 준비하던 김정구 교수는 “퇴임 후 어떤 일을 할지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며 “한 마디로 시원섭섭하다”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산부인과학에 수십 년간 헌신한 김정구 교수는 “의대에 진학한 후 전공을 선택할 당시 한국에서는 산부인과학 중 한 분야인 생식 내분비학에 대해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았다”며 “미지의 분야를 연구해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공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 교수가 전공한 생식 내분비학은 불임, 폐경, 호르몬 이상 등을 다루는 분야다.

김정구 교수는 국내 산부인과학의 권위자다. 김 교수는 생식 내분비학과 면역학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노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골다공증과 현대 여성에게 고통을 주는 자궁 내막증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치료에 공헌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대한산부인과내분비학회 초대 회장으로서 해당 분야 교과서 『부인과내분비학』을 발간해 후학에게 큰 도움을 줬다.

김 교수는 나팔관을 이어주는 불임수술의 일종인 미세 난관복원술의 전문가다. 그는 이 수술을 여러 차례 성공시켜 국내외 불임여성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안겨줬다. 김 교수는 “20년째 임신을 못 했던 사람이 수술 끝에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수술을 받은 여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호주와 미국 등에서도 이 수술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됐다”며 “메일로 아이들의 사진을 받아보곤 했는데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니 기뻤다”고 덧붙였다.

대학시절 농촌 봉사활동과 의료봉사를 하며 보람을 느꼈던 김정구 교수는 정년퇴임 후에도 사회 공헌과 봉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협력해 우즈베키스탄에서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라며 “현지 의사들을 교육시키거나 영상과 이미지 자료를 통해 원격진료를 진행할 것”이라고 퇴임 이후의 계획을 밝혔다.

끝으로 김 교수는 후학들에게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후배 의학도들에게 “자신들이 하는 일에 자긍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환자를 봐야 한다”며 의사로서 사명감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