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있었던 2015년 2학기 홀수학번 수강신청에서 기술적 원인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다.(『대학신문』 2015년 8월 24일 자) 수강신청과 관련해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문제가 꾸준히 발생해왔으며, 특히 이번 수강신청 사태로 제도 자체의 개선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수강신청제도, 어떻게 바뀌어왔나=학사과와 정보화본부는 수강신청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할 때 수강신청제도와 프로그램을 조금씩 개선해왔다. 2004년 4월 본부는 수강신청 프로그램이 실제 수강신청에서 발생하는 부하량을 견디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강신청 개선안을 내놨다. 당시 본부에서 제시한 수강신청 개선안은 학년별로 수강인원을 일정 비율로 제한하고, 수강신청 날짜도 따로 지정하는 ‘학년별 쿼터제’를 골자로 했다. 이에 당시 총학생회(총학)는 학생들의 수업권과 관련된 사안임에도 학생사회의 의견을 수렴할 충분한 시간 없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반대했다. 본부는 총학과의 논의 결과를 반영해 당해 6월 교육환경개선협의회(교개협)에서 2005학년도 수강신청부터 수강신청인원 2분할 정책(홀짝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1학기 수강신청에 늦게 참여하는 신입생이 인기강좌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1학기에는 신입생이 일정 비율을 신청할 수 있도록 남겨놓는 정책이 함께 도입됐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수강신청 시스템 과부하를 비롯한 일부 문제만을 해결할 뿐 학생들의 수업권 확보와 관련해 현 수강신청 방식이 갖는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수강신청환경 개선을 위해 2010년 하계계절학기 수강신청부터 예비수강신청, 관심강좌등록, 시간대별 검색 등의 기능이 추가된 새로운 수강신청 시스템이 구축됐다. 이로 인해 접속이 지연되던 문제가 해결됐으며 수강편람 검색에서의 불편함이 해소됐다. 대기자 수와 예상시간에 대한 정보를표시하는 화면을 적용한 것은 2012년부터, 매크로 사용 방지를 위한 보안문자를 적용한 것은 2013년 1학기부터다.

◇학생사회가 제시하는 방안과 실현 가능성은?=지난달 30일 발생한 수강신청 사태를 비롯해 수강신청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면서 학생사회에서는 수강신청제도와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번 사태로 △수강신청 첫날 대상자를 홀‧짝수 학번이 번갈아 하는 방안 △홀‧짝수 학번이 아닌 더 세부적으로 나눠 시행하는 수강신청 3부제 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학사과는 학생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방안의 도입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학사과는 “홀‧짝수 학번이 번갈아가며 첫날에 수강신청을 하도록 하는 방안은 홀‧짝 학번전환 주기와 같은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해 논의해봐야 한다”며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학내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다중 아이디 수강신청과 수강권 매매를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는 윤리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수강신청에 더 많은 인원이 몰려 과도한 부하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중 아이디 수강신청을 규제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복학 직전을 제외한 군휴학생의 수강신청을 제한하거나 일반 휴학생이라도 수강신청만 하고 복학하지 않는 경우가 누적되면 불이익을 주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학사과는 “갑자기 휴학을 하거나 복학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수강신청 당시에는 계속 휴학을 할지 실제로 복학을 할지 알 수 없어 일괄적으로 규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수강권의 일대일 양도를 제한함으로써 수강권 매매를 막을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수강신청 취소로 생긴 여석에 대해 정해진 시각에 수강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학사과는 “정보화본부와 논의한 적 있지만 프로그램 설계를 바꿔야 하는 부분이고 ‘딜레이’라는 조건을 추가하면 부하가 더 생길 수 있다”며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표했다.

◇수강신청제도 개선방안은 교개협에서 논의할 예정=학내에서 일고 있는 수강신청환경 개선 요구에 대해 학사과와 총학은 2학기 중에 열릴 교개협에서 개선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학사과는 “당장은 수강신청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나 간담회 등 공식적인 행사를 개최할 계획은 없지만 교개협에서 제시된 내용을 다음 학기 수강신청에 반영할 의향은 있다”고 답했다.

총학은 반복되는 수강신청문제에 대해 본부에 강력하게 항의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학생들의 의견을 수합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주무열 총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04)은 “현재로서는 교개협이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2학기 중에 열릴 교개협에서 문제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들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정된 인원만이 교개협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학생들의 의견을 미리 수합해 전하고자 한다”고 말하면서도 “불만이 많은 것에 비해 의견 수합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교개협 이후에도 수강신청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총학은 페이스북과 학내 커뮤니티에 게시한 글을 통해 “수강신청 프로그램의 변경을 사전에 심의하는 학생회-정보화본부-학사과 3자 협의체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윤금 씨(식물생산과학부‧14)는 “수강신청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본부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적으로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본부의 능동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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