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연합전공이 들려주는 이야기 - 1 정보문화학

서울대는 기본 전공들 이외에 연합전공, 연계전공, 설계전공의 이름으로 다양한 전공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연합전공은 기존 전공과 상관없이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연합전공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만한 마땅한 통로가 없어 학생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스누라이프나 지인에게 의존하고 있다.

이에 『대학신문』에서는 연합전공 정보문화학, 글로벌환경경영학, 벤처경영학, 영상매체예술을 네 차례에 걸쳐 각각 소개하고자 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색다른 애플리케이션이나 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왜 이런 서비스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전공이 바로 연합전공 ‘정보문화학’이다.

◇사용자의 필요를 파악해 기술을 적용하는 정보문화학=정보문화학은 정보기술의 발달에 따라 변화된 문화산업에 대한 융합지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연합전공으로 언론정보학과, 컴퓨터공학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등 다양한 전공의 특성이 결합돼 있다. 정보문화학에서는 주로 디지털콘텐츠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이론과 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콘텐츠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법을 배운다. 이준환 교수(정보문화학)는 “연합전공으로서 정보문화학은 서로 다른 전공들의 상호보완을 통해 정보기술을 보다 여러 측면에서 적용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보문화학은 사용자의 필요를 파악하고 이에 기초해 기술을 적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보문화학의 교육 목표를 밝혔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 된다=정보문화학에서는 다양한 수업과 프로그램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창의연구실습’은 정보문화학의 특징을 모두 보여주는 교과목이다. 이준환 교수는 “이 수업에서는 특정 주제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한다”며 “지난 학기의 수업 주제는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여행에 관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필요에 부합하는 색다른 서비스를 만들었다. 지난 수업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받은 것은 ‘SEED’였다. SEED 기획에 참여한 김준석 씨(자유전공학부·10)는 “기존 서비스와 다르게 여행의 모험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SEED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SEED는 온라인 플랫폼에 사용자가 여행 중 감명 깊었던 장소의 사진을 올리면 다른 사람들이 그 장소에 직접 찾아가는 것을 기본적인 틀로 한다. 사진을 올린 사람은 기억의 씨앗을 심는 사람이 되고 다른 사람들은 그 씨앗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탐험가가 되는 것이다.

기본 교과과정 이외에 정보문화학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활동으로는 해커톤이 있다. 정보문화학의 해커톤은 보통 3일 동안 진행되는데 정보문화학 전공생이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다. 첫째 날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기본 기술들을 배우고 둘째 날부터 콘텐츠를 만든다. 해커톤은 전공생과 비전공생이 한데 어울려 3일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생각을 구현해낸다는 점에서 기존 수업과 차이를 보인다. 김준석 씨는 “우리 팀에서는 조금 삐뚤어진 기획을 했다”며 해커톤에 참가했을 때 만든 콘텐츠를 소개했다. 그가 속한 팀은 일반 수업에서는 다루기 힘든 ‘교수의 갑질’을 주제로 풍자적 게임을 만들었다. 이 게임은 사용자가 교수가 돼 학생들에게 학점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주제가 ‘교수의 갑질’인 만큼 사용자는 갑의 입장이 돼 학생들에게 시험점수 이외의 비도덕적인 기준으로 학점을 부여해야 한다. 뇌물을 가져오는 학생이거나 자신의 친척인 학생이 오면 높은 학점을, 그렇지 않은 학생에게는 낮은 학점을 줘야 한다. 김준석 씨는 “해커톤은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지난 1월 열린 정보문화학 해커톤에서 김준석 씨가 팀원과 함께 게임을 기획하고 있다.

사진 제공: 정보문화학

◇정보문화학의 발전을 위해=정보문화학 학생들은 실습을 위한 수업에 비해 기초 기술을 다루는 이론 수업이 부족하고 교과과정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성민(자유전공학부·12) 씨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기초 기술이 필요하다”며 “실습 중심의 수업은 잘 구성돼 있지만 기초 기술 수업이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보문화학은 교과과정 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어떤 순서로 수업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과과정 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보문화학을 배우고 싶지만 ‘내가 콘텐츠를 만들 능력이 될까?’라는 생각으로 망설이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도전하지 않는다면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도전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정보문화학은 새로운 동반자가 될 수 있다.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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