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 착륙한 드론, 일상과의 조화를 꿈꾸다
우리 곁에 착륙한 드론, 일상과의 조화를 꿈꾸다
  • 대학신문
  • 승인 2015.09.0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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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오래전부터 하늘을 날아보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다. 그 욕망으로 만들어 낸 것이 비행기다. 하지만 파일럿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비행기는 교통수단일 뿐 날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드론’이라는 이름의 작은 비행로봇이 이 욕망을 충족시켜 주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카메라가 부착된 이 로봇은 상공에서 바라본 풍경을 조종자에게 보여줘 그들에게 마치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민간에 거센 드론 열풍이 불자 몇 지자체는 ‘드론 특구 형성’을 외치며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열풍 속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드론 사고가 보도되고 있어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전장에서 일상으로 날아가다

1930년대, 영국 공군은 훈련기로 사용하던 ‘Queen Bee’(여왕벌)라는 이름의 전투기를 개조해 무인항공기를 제작했다. 이전의 무인항공기는 원격제어 미사일처럼 기체가 폭파되며 적을 공격하는 식으로 사용됐지만, Queen Bee는 폭탄을 투하하고 돌아와 재사용이 가능한 최초의 무인항공기였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무인항공기는 중요한 무기로 대두했고, 이에 미국 해군은 Queen Bee를 본뜬 무인항공기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무인항공기에 Queen Bee를 기리는 마음을 담아 ‘Drone’(수펄)이라 명명했고, 이 계기로 무인항공기에 ‘드론’이라는 별명이 붙게 됐다. 이후 드론은 베트남전을 기점으로 전투용 무인기에서 적진 감시용 무인기로 발전했다.

군용으로 쓰이던 드론을 사람들의 삶에 적용한 첫 시도는 외국의 대형 물류회사들을 통해 이뤄졌다. 미국 물류회사 ‘아마존’은 2013년 말 드론으로 택배를 배송하는 광고를 공개했고, 이후 드론을 군용 기계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생겨났다. 이후 전자기술의 발전에 따라 빠르게 드론의 상용화가 이뤄졌고, 드론은 작아지고 쉽게 작동시킬 수 있게 돼 군용 무기였던 과거의 모습을 탈피했다. 그에 따라 상업용 소형 드론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드론 소형화를 가속한 한 요인으로는 얇고 좋은 성능의 스마트폰을 만들려는 기술경쟁을 들 수 있다. 심현철 교수(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는 “스마트폰 산업 발달에 따라 이와 관련해 더 작은 전자 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상업용 소형 드론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보이는 중국에 대해 “중국은 국가적 지원을 통해 일류 스마트폰 기업의 제조공장에서 터득한 부품 제조기술을 드론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드론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드론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우리가 일반적인 비행기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항공기의 형태와 같이 양 날개가 고정된 형태인 고정익 방식의 드론과 헬리콥터와 같이 회전하는 프로펠러가 비행체를 띄우는 회전익 방식의 드론이 그것이다. 이 두 종류 중 고정익 방식의 비행기는 고도 제한이 거의 없고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지만, 공중에 뜨기 위해 활주로가 필요하다. 하지만 회전익 방식은 빠른 속도를 낼 순 없어도 활주로가 필요 없고, 수직 방향과 수평 방향의 이동이 고정익 방식에 비해 자유롭다. 이와 같은 이유로 회전익 방식이 여러 드론에 주로 적용된다.

이때 회전익 방식의 드론은 프로펠러의 개수에 따라 다시 구분된다. 드론은 프로펠러의 개수가 많을수록 강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고, 비행에 필요한 힘을 분산시킬 수 있으므로 더 낮은 회전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 낮은 회전속도로 인해 드론 본체가 받는 진동이 적어 프로펠러의 개수가 많을수록 사진 촬영에 특화됐다. 널리 판매되는 상업용 소형 드론은 대부분 4개의 프로펠러를 단 ‘쿼드콥터’ 드론이며, 촬영용 드론에는 6개나 8개 혹은 그 이상의 프로펠러가 달려 있는 경우도 있다.

▲ 삽화: 이종건 기자 jonggu@snu.kr

프로펠러의 작동은 각각 드론의 뇌와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 제어장치와 모터를 통해 이뤄진다. 비행 제어장치는 변속기에 신호를 보내 모터를 조절하여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속도를 제어하며, 드론을 무선으로 조종하는 조종기에서 보내는 명령을 받아 드론의 비행을 제어한다. 드론 택배 기사의 경우 고객의 정보를 GPS 좌표로 입력받아 그 자리에 화물을 내려놓고, 본래 입력돼있던 물류창고의 GPS 좌표로 돌아오는 비행 제어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 경우 GPS 좌표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은 비행 제어장치에 탑재돼있다.

사람의 뇌와 심장도 에너지가 없으면 작동되지 못하듯 비행 제어장치와 모터도 배터리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 특히, 회전익 방식은 프로펠러를 지속해서 돌려야 하므로 배터리 소비량이 고정익 방식에 비해 크다. 일반적인 상업용 소형 드론은 배터리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30분 남짓 된다.

드론의 눈인 카메라는 현재 비행하고 있는 지점을 조종자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소형 드론은 조금만 높이 올라가도 작은 점으로 보이기 때문에 카메라를 통해 그 주변을 확인하며 조종해야 한다. 특히 이 점을 역으로 되살려 드론을 촬영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한 예로 드론을 통해 사람이 닿을 수 없는 위치에서 사건 현장의 실상을 전달할 수 있는 점에 주목한 ‘드론 저널리즘’이 있다. 오승환 교수(경성대 사진학과)가 대표이사로 있는 ‘드론 프레스’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당시 드론으로 현장을 촬영했고, 이 사진은 사고 규모와 원인을 파악하는 데 쓰였다.

드론은 화물을 싣고 사람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손쉽게 갈 수 있으며, 감시용으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상공에서 농약을 살포하거나 농작지를 감시하는 농업용 드론의 수요는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7월 강원도에서 일어난 폭우로 인해 한 마을이 완전히 고립됐을 때 민간업체의 드론이 주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작년 12월부터 드론으로 산불·산림 훼손을 감시하고 있으며, 울산시는 이번 달 3일 드론을 활용하는 적조현상 감시체계를 시연했다.

드론, 날려도 되는 건가요?

하지만 드론이 적용되는 분야가 넓어질수록 드론에 의한 사고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7월 29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해안가 감시에 사용되던 드론의 배터리가 다 돼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현재 일정량 이하로 배터리 잔량이 내려가게 되면 자동으로 착륙하는 기술이 탑재된 드론도 출시됐지만, 이 기술이 기기 오작동이나 바람에 의한 추락까지 예방할 순 없다는 우려를 해소하진 못했다.

장애물이 많은 지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충돌 사고도 드론에 대한 염려 중 하나다. 지난 7월 대만에선 관광객이 날린 드론이 초고층 빌딩에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드론 충돌회피 기술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지고 있으며, 관련 기술로 특허를 취득하고자 출원된 건수는 근 3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더욱 큰 논란은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에 있다. 드론에 부착된 카메라에 찍힌 영상이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는 드론이 대중화된 이후 지속해서 제기됐다. 누드비치에 드론이 나타나 촬영을 하고, 가정집에 드론이 잠입했다는 식의 사건은 드론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이후 끊임없이 보도됐다.

위와 같은 문제가 대두되자 각 나라에서는 ‘드론 비행금지구역’을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드론을 날리는 사람들이 이를 숙지하지 못한 경우, 비록 실수라 해도 드론이 금지구역 위를 날게 된다. 게다가 항공법상 지정한 드론 비행금지구역은 국가기밀 보호와 항공기와의 충돌,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함이지 개인의 사생활 보호까지 아우르진 못한다.

따라서 법적인 규제로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드론의 문제에 대해 연구자들은 기술적인 차원에서의 해결방안 또한 모색하고 있다. 드론 추락 문제의 한 원인은 배터리 부족인데, 심 교수는 드론의 배터리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리튬 배터리 기술은 우수한 편”이며 배터리를 원인으로 하는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또 드론의 충돌사고에 대해 김현진 교수(전기정보공학부)는 “장애물을 인지해 회피하거나 특정 이미지를 인식하고 이동하는 드론 제어기술은 이미 있다”며 안전한 드론 운전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드론 자체에 비행금지구역을 입력시키는 방안도 제시됐다. 상업용 소형 드론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는 중국의 DJI사는 비행금지구역에서 조종사가 드론에 시동을 걸 수 없게 하는 차단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이 차단프로그램은 비행 제어장치에 탑재돼 GPS 좌표로 입력된 비행금지구역으로 드론이 들어갈 수 없도록 한다. 이 기술을 응용해 주택가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면 드론에 의한 원치 않는 촬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도 가능해진다.

드론에도 신분증을 발급하자

물론 드론에 얽힌 사생활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김 교수는 “GPS 좌표 지정을 통한 보안은 프로그램을 해킹할 경우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사생활 문제는 기술적인 방안만으로도, 법제적인 방안만으로도 완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김형중 교수(고려대 정보보호연구원)는 “드론에 얽힌 사생활 침해 문제는 과장된 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사회에서 제기되는 드론의 사생활 침해 문제는 드론에만 적용되는 특정한 문제가 아닌, ‘사생활 침해’라는 보편적인 문제의 일부라고 전했다. 마치 CCTV 역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여전히 있으나, 법적 규제들과 함께 이를 제한적으로 사용해 장점을 부각해 활용하고 있는 것과 같다.

김 교수는 드론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발상을 적용해 드론을 무작정 금지하는 것보다 나은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비행 중인 드론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방도가 없는 현 실태를 볼 때 ‘드론 식별번호 시스템’을 도입하면 드론의 식별번호가 자동차의 표지판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드론의 주인을 추적할 수 있다면 드론에 의한 사생활 침해 문제는 물론 충돌 사고 파악에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드론이 자신의 식별번호를 송신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된다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음과 같은 안내문을 받아볼 것이라는 예를 들었다. ‘현재 10m 위에서 식별번호 123-456-7890 드론이 비행 중입니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땐 자동차도 그 자체의 기술적 결함은 물론, 교통법규도 잘 정비돼 있지 않은 위험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는 잘 정비된 교통법규를 통해 현대 사회인의 삶에 큰 편리함을 주는 첨단기술의 집합체가 됐다. 지금에선 드론 역시 기술적인 한계가 있고 드론 관련 법규는 아직 엉성하지만, 이런 불확실성에 의한 불안함을 앞으로 열띤 연구와 정교하게 정비된 법규를 통해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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