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오셰어하우스

비싸고 낙후한 청년 주거 공간은 청년들의 고질적인 고민거리 중 하나다. 오셰어하우스 오정익 공동대표 역시 스무 살에 서울에 올라와 13년 동안 하숙부터 자취, 고시원까지 각종 주거 형태를 직접 경험했다. 이에 오정익 대표는 자기와 같은 어려움에 부딪힌 청년들에게 낮은 비용에 좋은 시설을 제공하는 셰어하우스로 주거난에 맞서고 있다. 이화여대 정문 앞 오셰어하우스 1호점에 거주 중인 오정익 대표를 만났다.

 

◇청년 주거난에 맞서는 오셰어하우스=오셰어하우스의 ‘오’는 영어 단어 ‘open’에서 따온 것으로 오셰어하우스는 ‘청년들에게 열린 네트워크’라는 뜻이다. 청년 주거난을 직접 경험한 오정익 대표는 지난해 장성욱, 신철호 공동대표와 함께 오셰어하우스를 세웠다. 2013년 셰어하우스 식으로 주거 공간을 시범 운영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들은 청년과 대학생 사이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수요가 많다는 것을 보고 본격적으로 셰어하우스 일을 시작했다.

셰어하우스는 청년 주거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정익 대표는 청년 주거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높은 집값을 꼽았다. 그는 “정부가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셰어하우스가 지금 있는 대안 중에 유일하다”고 말했다. 오셰어하우스의 월세는 20~30만원대이며 보증금은 월세의 두 배다. 이처럼 오셰어하우스가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운영 구조의 혁신에 있다. 가구와 실내장식을 저렴한 소재로 하고 관리인이나 청소인을 따로 두지 않으며 세탁기와 화장실을 공용으로 쓰는 것이 비용 혁신을 가능하게 했다.

 

◇오셰어하우스의 특색, 청년들의 공용공간=오셰어하우스에는 입주자들이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입주자들 간에 단절이 생기지 않는다. 오셰어하우스 1호점의 경우 1층의 주방과 거실, 2층의 거실이 공용공간이다. 3층에는 공용 드레스룸이 있다. 야외에는 마당과 테라스, 옥상이 있다. 지난 2월 말부터 오셰어하우스에 사는 입주자 A씨는 “원룸은 답답한데 오셰어하우스는 가정집이라 테라스와 거실도 있다는 점이 훨씬 나아서 (입주했다)”고 말했다.

오셰어하우스는 공동생활 공간을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입주자들은 매달 한 번씩 모여 회의를 한다. 공동생활 공간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도 회의에서 직접 정한다. 자정 이후에는 친구를 데려오면 안 된다는 규칙, 자정 이후 남성이 여성들이 거주하는 층에 가면 안 되는 규칙 등이 있다.

공동생활에 따르는 갈등도 당연히 있지만 현재 오셰어하우스 1호점에 거주 중인 입주자 7명은 나이가 비슷하고 일상에서 공유할 것이 많아서 친하게 지내는 편이라고 전했다. 입주자 A씨는 “자기 생활공간이 확실히 있어 큰 불편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정익 대표는 “생활하면서 문제가 있으면 입주자 회의 때 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입주 기간이 다들 몇 개월씩 돼서 회의할 때 거리낌 없이 편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 오셰어하우스 리모델링 전(위)와 후(아래)

◇“앞으로 청년들에게 다양한 직업 경험도 제공하고파”=오셰어하우스는 미국의 공동창업공간인 ‘위워크’와 일본의 공동주거공간인 ‘커넥트하우스’를 모델로 삼아 앞으로 셰어오피스(share office)의 형태로 발전시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오정욱 대표는 “셰어오피스는 칸막이 없는 직장에서 청년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을 하면서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오셰어하우스의 향후 계획은 단순한 셰어하우스에서 더 나아가 청년들에게 다양한 일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청년들을 취직이나 창업 네트워크와 연결해주는 것이다. 입주자 중에서 몇 명을 소규모 신생기업에 짧은 인턴 프로그램으로 연결하기도 했으며 겨울에는 더 확대할 계획이다. 오정익 대표는 “청년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지만 입주자 정도는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통 학교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맛보게 해 주고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셰어하우스는 소규모로나마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앞으로 셰어하우스가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날을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 오정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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