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월) 학내 성희롱·성추행 문제를 바로잡고 학생과 소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권침해 문제를 개선하고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가 출범했다. 학소위는 총학생회(총학) 산하기구로 운영되며 장애인권 동아리 ‘턴투에이블’ 회장과 성적소수자 동아리 ‘큐이즈’(QIS:Queer IN SNU) 회장을 포함한 4명의 운영위원 및 집행위원 10명으로 구성된다.

최근 학내에서는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여러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해 자연대 강 모 전 교수와 경영대 박 모 전 교수의 성추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학내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또 지난해 가을 열린 ‘관악게임리그’에 출전한 한 팀이 여성비하적 의미를 갖는 인터넷 용어 ‘삼일한’을 팀명으로 사용했다. 이외에도 5516 저상버스 운행이 중단되고 중앙도서관 관정관에 지체장애인이 출입할 수 없는 등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학소위는 반복되는 인권침해를 개인의 도덕적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분석했다. 학소위는 지난 14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교수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교수의 지위로 인해 발생한 권력형 범죄”라며 “공적인 자리에서조차 공공연한 언어폭력이 연이어 반복되는 것 역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사회의 인권의식과 자정능력이 상실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학소위는 “장애인과 성소수자 문제는 ‘소수’라는 이유로 그들의 인권에 대한 공동체적 보호와 지지가 결여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학소위는 인권문제에 대해 학생사회의 의견을 내고 이를 반영하는 전문기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소위 김광민 위원장(철학과·13)은 “지난해 발생한 교수 성추행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교수 성희롱·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을 결성했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학생에게 의사결정권이 부여되지 않았다”며 “학내 인권침해 사례를 수집하고 전문가에게 교육도 받으면서 전문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학소위는 학내 인권 관련 사안에 대한 대응을 담당하고 소수자 동아리와 연대해 소수자의 인권 보호에도 힘쓸 계획이다. 김광민 위원장은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학소위가 나설 것”이라며 “총학에서 진행하는 속마음셔틀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이와 연계한다면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수자 동아리와도 연대해 장애인 시설 이용 문제처럼 공론화가 필요한 내용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학소위는 학내 인권 사안과 관련해 인권센터와 협력할 예정이며, △과·반, 동아리 내 인권내규 조성 △10월 인권퍼레이드 진행 △인권 관련 캠페인과 토론회 진행 △연례 학생인권보고서 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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