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현재 『대학신문』 인터넷 사이트의 최근 인기 기사 1위는 ‘사범대, 학생과 협의 없이 12동에 카페 입점 결정’이다. 많은 학생들이 갑작스러운 사범대의 결정과 빠른 시공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사범대는 왜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았고, 학교에게 학생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위 기사에 따르면 한 사범대 관계자는 구내 카페에서 간단한 식사 메뉴를 제공하고, 운영시간이 길어 사범대생의 편의를 증진할 것이라고 한다. 도대체 왜 사범대생의 편의를 증진하려고 하는 사업을 하면서 사범대생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것일까? 사범대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이전에도 학생들을 배제했고 공사 중단 후 재논의를 요구하는 자보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좋게 생각하면 사범대에서 학생들의 불편을 미뤄 짐작하고 미리 대책을 마련했다거나 또는 큰 불편이 없을지라도 더 나은 편의를 위해서 나선 것으로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학생들의 편의라는 명분은 핑계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한 짐작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은 사범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우리 대학교는 법인화라는 큰 사안부터 시작해서 이번 구내 카페와 같이 학생의 편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과 관련해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잘 듣지 않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가 번거롭고 귀찮아서일수도 있고 학교 입장에서 더 중요한 다른 목적과 이해관계를 우선시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많은 대학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익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세우유나 건국우유 같은 제품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우리 대학교도 법인화와 함께 여러 가지 수익사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록 약속대로 등록금은 올리지 않았지만 다양한 외부업체들이 입점하고 있고, 이번 구내 카페 건에서는 학습공간으로 사용되던 세미나실까지 외부업체에 자리를 양보하게 되었다. 비록 이러한 것들이 학교의 수익과 큰 관련이 없을 수도 있지만 사실 한편으로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다’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고 꽤 많이 실망했다. 지금 우리 대학교에서 학생은 무엇일까? 단순히 기업에서 돈을 벌기 위한 대상으로서의 고객, 곧 떠날 사람, 부정행위나 저지르는 철없는 사람의 집단으로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소위 ‘주인’이라는 학생들은 존중받고 있는가?

한편으로는 이러한 처우의 원인이 ‘주인’일 수도 있는 학생들 스스로에게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가 각박해 모두 취업과 학점, 스펙에 몰두하는 사이 공동체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기만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 이상 학생의 의견은 듣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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