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학생홍보대사 ‘샤인’의 신입회원 모집 면접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발언과 행동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압박면접이라는 명목으로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다양한 인신공격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 학내에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샤인은 서울대 학생처 소속의 공식 학생홍보대사로서 현재 약 20명의 구성원이 활동하고 있다. 1997년 근로장학생 형태로 출발한 샤인은 이후 견학에 대한 방문객들의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전문화 요구로 2002년 학생처 산하의 학생단체로 정착했다. 샤인의 신입회원 선발 과정은 1차 서류 제출과 2·3차 면접으로 구성되며, 2차 면접은 활동기수 전원이 참여하고 3차 면접에는 활동기수 전원과 OB 일부가 참여한다. 면접은 3명의 지원자에게 10명 정도의 면접관이 질문을 하는 다대다 면접으로 진행된다. 이번에 논란이 된 지원자에 대한 인신공격은 2·3차 면접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1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샤인 신입회원 모집 면접에서 지원자에게 인신공격이 행해졌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고 학내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관련 사안에 대한 제보가 쏟아졌다.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의혹은 △대답을 끊거나 비웃는 등 지원자에 대한 무례한 태도 △외모 비하 △지역 비하 △성희롱성 발언 등이었다.

샤인 신입회원 모집에 지원했던 학생 A씨는 “면접 내내 말을 끊고 비웃거나 모욕적인 언사가 오고 갔다”며 “애인 유무를 묻고, 홍보대사는 남의 이목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성 면접관에 대한 어필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제보했다. 이어 그는 “‘샤인이 그쪽 이력서에 한 줄 스펙으로 보이냐’ ‘면접에서 원래 그렇게 오만하게 행동하냐’ 등 태도에 대한 지적도 수차례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입회원 모집에 지원했던 또 다른 학생 B씨는 “면접 분위기가 매우 살벌하고 못 잡아먹어 안달난 사람들처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샤인은 지난달 24일 스누라이프를 통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샤인은 스누라이프에 게시한 글을 통해 “지적된 문제들이 장기간에 걸쳐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입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잘못한 부분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5일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와 총학생회(총학)가 나서 공식입장을 표명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제보를 받기 시작했다. 학소위는 페이스북 페이지와 스누라이프에 게시한 글을 통해 “압박면접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발언과 행동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며 “이를 수합해 샤인에 전달하고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학 또한 페이스북 페이지와 스누라이프에 글을 게시해 사실관계 파악 후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에는 총학과 샤인, 학생소통팀 삼자가 만나 면담을 진행하고 서로의 입장을 교환했다. 주무열 총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04)은 “면담에 샤인 현회장과 전회장, 전전회장이 참석해 압박면접에서 발생한 인권유린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총학은 샤인에 온·오프라인으로 사과문을 게재할 것, 관련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 면접 관련 업무를 본부에 이관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2일(금) 샤인은 스누라이프와 인문대 해방터, 중앙도서관 등에 공식적인 입장 표명과 사과문을 게재했다. 샤인은 해당 글을 통해 “인신공격과 불성실한 자세, 강압적인 분위기 등 그릇된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한 것에 대해 모든 지원자와 학내 구성원에게 사과드린다”며 “추후 총학에서 수합한 제보를 바탕으로 요구하는 진상 규명에 성실하게 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샤인 압박면접의 책임자로 지적되던 이원기 씨(국어교육과·06졸)는 “모든 의혹에 대해 인정하고 앞으로 샤인의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온·오프라인에 게재했다. 이에 학소위는 지난 3일 페이스북 페이지와 스누라이프에 게시한 ‘샤인 인권침해 사건 대응 중간보고’를 통해 “지난 2일 샤인이 작성한 1차 사과문에는 사실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누락돼있다”며 “이후에도 정리된 사항들에 대해 충분한 사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학소위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인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이지민 회장 사임 △이원기 학생홍보대사 구성원 자격 박탈 △압박면접 폐지 △홍보대사 선발 권한 본부 위임 △샤인 모든 구성원 대상 인권교육 정기·의무화 △재학생의 정기견학 참관 및 피드백 장치 마련을 약속했다. 스누라이프에서는 사과문을 반기는 한편, 면접관으로 참여한 활동기수에 대한 징계가 없고 현 회장이 회장직에서 사임할 뿐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샤인 이지민 회장(사회교육과·14)은 “당장 활동기수에 대해 불명예퇴임이 취해지면 이미 계획된 견학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현재 총학, 학소위와 얘기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스누라이프에서는 샤인의 회계 운영에 관해 △서울대 법인카드 사용 △MT와 워크숍에서의 과다 지출 △소고기 회식 등 공금의 임의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총학은 샤인의 회계 운영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고자 본부에 회계 지출 자료를 요구했고, 지난 2일 자료를 전달 받아 감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 3일 총학은 페이스북 페이지와 스누라이프에 게재한 ‘샤인 회계운영 감사에 대한 중간보고’를 통해 “올해 샤인에 학생처로부터 2천만원 정도의 지원이 있었지만 그중 9백만원의 근거만 찾을 수 있었다”며 “5일에 지원내역 세부내역 및 나머지 1천1백만원의 지원근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지민 회장은 “본부의 법인카드를 이용해 워크숍을 초호화 숙소로 갔다는 것도 사실무근이고 소고기 파티를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당 문제들에 대해 떳떳하다”며 “총학의 회계감사에 협조하고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과문이 발표되기 전까지 본부는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샤인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기대했다. 학생지원과는 “현재 객관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샤인이 학생자치로 이뤄지는 동아리이기 때문에 본부가 개입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지원과는 “캠퍼스 투어는 필요한 일이고 누군가 해야 한다”며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샤인이 자체적으로 방법을 강구해 더 나은 홍보단체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학소위 김광민 위원장(철학과·13)은 “샤인이 학생처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고 심지어 담당직원도 있다”며 “그동안 문제가 발생한 것, 그리고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본부도 적절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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