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주 취재부장

최근 페이스북 통해 불거진 샤인 논란
총학, 때이른 자료 공개로 의심 증폭
여론, 샤인 향한 원색적 비난 많아져
문제의 원인조차 잊은 말다툼 그쳐야

지난 추석 연휴를 뜨겁게 달군 이들이 있었다. 바로 학생홍보대사 샤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샤인 신입회원 면접 경험담이 게재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면접에서 지원자의 외모와 출신지역을 비하했다는 제보가 잇따랐으며, 사례가 많아짐에 따라 논란은 점점 심화됐다. 이와 더불어 샤인의 회계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학생들은 샤인이 본부 지원금을 부적절한 용도로 사용한다는 의문을 제기했으며, 이에 대한 샤인 측의 입장을 요구했다.

지난 2일(금) 총학생회(총학)는 페이스북 페이지와 스누라이프에 샤인으로부터 받은 회계 자료에 대한 감사 내용을 일부 공개하면서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총학은 샤인이 어떤 항목에서 얼마의 금액을 소비했는지를 보여주며 전체 지원금 2,000만원 중 900만원에 해당하는 부분만 행방이 확인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페이스북 게시물은 좋아요 수가 700개를 넘는 등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샤인은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으며 이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샤인을 향한 모든 비판의 칼날이 제대로 된 곳을 겨누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샤인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학내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게시물의 댓글을 살펴보면 비판보다는 비난이 많다. 샤인 구성원들을 희화화하고 그들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글도 종종 보인다. 이와 더불어 총학은 회계 감사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료를 공개해 의혹을 풀기 보다는 의문과 의심을 증폭시켰다. 논란에 대한 샤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문제가 되는 지점을 정확하게 짚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하는 것이다.

지난 학기 봄축제 폐막제 때 사회자 발언을 둘러싼 논란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축제 사회자 발언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 댄스 동아리 ‘고어헤드’는 개강 후 다시 한 번 문제를 대자보를 통해 공론화했다. 해당 동아리뿐만 아니라 총학,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 축제하는 사람들, 동아리연합회 등 다양한 주체들이 대자보를 붙이는 데에 동참했다. 각 주체들은 대자보를 통해 사회자가 약속한 사과의 형태와 내용을 지키지 않은 것을 비판했으며 다시 한 번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대자보에서는 각 주체가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또 학소위는 대자보를 통해 공론화하는 것으로 이번 사건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안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같은 문제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누구나 한번쯤 친구와 말다툼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말다툼을 하다보면 말다툼을 직접적으로 유발한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동안 불만을 갖고 있던 것이 모두 한 번에 생각나기 마련이다. 감정에 치우쳐 그 모든 것을 한 번에 쏟아내게 되면 결국 큰 싸움으로 번진다. 이런 싸움은 서로에 대한 분노의 표출로 끝날 때가 많다. 결과적으로 싸우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야기 해보지도 못한 채 지쳐서 서로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샤인에 요구해야 하는 것은 잘못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문제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구조적인 차원에서의 개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번 논란이 원인도 기억할 수 없게끔 번져버린 말다툼에서 그치지 않고 불만 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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