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부 장현주 기자

예비군 훈련으로 결석한 수업에서 출석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학내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간간이 올라오는 소재다. 올해에도 여지없이 예비군 훈련에서 유사한 피해를 입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이에 대한 취재는 예비군 1년 차인 내가 담당하게 됐다.

처음 취재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실제로 이게 사례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예비군 훈련으로 인한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며 만약 인정받지 못했다면 학생의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포함해 다른 기자들도 학내에서 예비군 훈련으로 결석 처리를 받은 학생을 수소문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찾을 수 없었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스누라이프에 제보를 부탁하는 글을 게시했고 그제야 피해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로부터 피해사례를 직접 확인한 이후, 기자이기 이전에 같은 예비군 전우로서 그들의 황당함에 공감했고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던 사실은, 피해 학생뿐만 아니라 취재를 위해 만난 모든 사람이 출석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에 함께 황당해했다는 것이다. 물론 예비군 훈련으로 치르지 못한 시험이나 제출하지 못한 과제 등을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출석 인정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는 입장이었고 아직도 그런 일이 있느냐며 반문한 사람도 다수 있었다.

학내 사안에 대해 취재를 하다 보면 관계자들도 실제로 이런 문제가 일어난 적이 있느냐며 놀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대부분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타난다. 이번 예비군 문제도 이런 경우로 볼 수 있다. 국방의 의무로 예비군 훈련을 이행했을 때 이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하는 것은 법적으로 보장된 예비군의 권리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당연한 사실이기에 학내에는 예비군 훈련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과 통일된 절차가 부재했고, 상대적으로 교수에 비해 약자인 피해 학생들은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

진정한 문제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의심하는 것에서부터 찾아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일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적극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에서 소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고민하기보다 오히려 피해자가 잘못한 일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오해를 가지기 쉽다. 관습적이고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제보가 쉽지 않은 사안임에도 앞으로 후배들이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지 않기 바란다는 마음으로 기꺼이 취재에 응해준 익명의 제보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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