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의 음악을 세상에 소리쳐 알리는 확성기
관악의 음악을 세상에 소리쳐 알리는 확성기
  • 고유리 기자
  • 승인 2015.10.04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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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서울대 음악매거진 「샤우팅」
▲ 1호의 표지에는 확성기 모양 로고가 새겨져 있다.

‘관악과 홍대가 한국 음악을 양분하는 그날까지’라는 모토 아래 관악의 음악을 널리 외치는 잡지 「샤우팅」이 등장했다. 음악에 관심 있는 학부생들이 모여 직접 제작한 서울대 음악매거진 샤우팅은 지난 9월 23일 발행돼 약 200여 부가 판매되면서 순조롭게 첫 발걸음을 뗐다.

“앨범, 영상 프로젝트, 공연장이 나온 시점에서 더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잡지를 만들게 됐어요.” 황운중 편집장(자유전공학부·14)은 음반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를 통해 접한 관악 밴드들의 음악과 이를 소개하는 웹페이지인 ‘스누라이브’, 낙성대의 클럽 ‘사운드마인드’에서 영향을 받아 「샤우팅」을 기획했다. 본래 「샤우팅」을 관악 밴드를 소개하는 작은 소책자 정도로 계획했던 황운중 씨는 이를 함께 만들 사람들을 공모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예상보다 많은 13명의 사람들이 모인 덕분에 샤우팅은 앨범 분석과 칼럼 등을 갖춘 본격적인 잡지 형태로 태어나게 됐다.

‘소리치다’라는 이름의 의미처럼 「샤우팅」은 관악에도 멋진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 1호 기획취재의 주인공 ‘나상현씨밴드’는 관악 안팎에서 그들만의 색깔 있는 음악을 보여주며 네이버 뮤지션리그에도 진출한 이른바 ‘슈퍼루키’다. 인터뷰에서는 나상현씨밴드의 독특한 작업과정부터 인디 뮤지션이 느끼는 고충까지 살펴볼 수 있다. “3,000원도 받아봤어요. 공연 끝나고 클럽 사장님이 수고했어, 이러고 딱 받았는데 두툼한 거야. 우와, 뭐야 이랬는데 천 원짜리 세 장.” 수익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나상현 씨(언론정보학과·13)의 말엔 겉으로 보기에 매력적인 밴드의 외관 뒤에 숨겨진 힘든 현실이 드러나 있다.

「샤우팅」은 관악을 거쳐 간 음악인들을 조명하며 관악 음악씬*의 뿌리를 찾기도 한다. ‘봉천 뮤지션’ ‘봉천 음반’ 코너에서는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에서 출발한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와 ‘관악청년포크협의회’로 시작한 밴드 ‘9와 숫자들’을 주제로 그들의 음악 궤적을 되짚었다. 실제로 9와 숫자들의 멤버 ‘9(송재경)’를 비롯한 음악인들이 결성한 관악청년포크협의회는 가내수공업으로 음반을 제작하다가 이후 인디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를 만들게 됐다. 황운중 편집장은 “브로콜리 너마저나 9와 숫자들은 서울대에서 자양분을 흡수한 관악 문화자치의 순수혈통”이라며 “서울대에 깊게 뿌리를 뒀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음악인들의 전신을 비중 있게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 샤우팅의 필진. 왼쪽부터 오재원씨(건축공학·14), 황운중 씨, 손승연 씨, 황현찬 씨(재료공학부·14)

「샤우팅」은 음악인을 알리는 것뿐 아니라 음악산업과 학내 문화자치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의식을 드러내려 한다. 차 한 잔 마시며 필진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 ‘다담’에서는 밴드 ‘혁오’나 TV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을 예로 들어 대중과 인디 음악의 접점이 협소하다고 지적했다. 필진은 인디밴드가 방송을 타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를 인정하는 한편, 방송 출연으로 뜬 뒤 대중적인 음악을 발표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이에 그들은 입을 모아 음악인들이 대중에게 다가갈 통로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립잡지라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탄탄한 기반 없이 잡지를 발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약 한 달에 걸쳐 잡지 제작을 끝냈지만 소셜 펀딩으로 출판자금이 마련되기까지는 두 달이 걸렸다. 목표량 100부를 채워 발간하게 됐음에도 다음 호 역시 금전적인 문제를 피할 수 없다. 황운중 씨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위해서는 「샤우팅」이 꾸준히 나온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금전적인 문제로 인해) 한 부 더 제작할 수 있는 시간이 흘러가는 게 힘들었다”며 “사실상 인디밴드들과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샤우팅」은 좀더 넓은 범위로 뻗어나가며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인디 음악과 거리가 먼 사람도 즐겨 읽을 수 있게 대중음악을 소재로 하는 칼럼을 수록하려 한다. 다음 호에서는 축제를 주제로 밴드 경연인 ‘따이빙굴비’ 외에도 힙합 공연인 ‘하핑더힙’, 일렉트로닉 음악 공연인 ‘관악 전자음악 심포지엄’ 같은 다양한 장르도 포괄할 계획이다. 필진 손승연 씨(수학교육과·14)는 “음악매거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1호는 다소 록밴드의 비중이 높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내부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을 다루기 위한 고민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시작된 「샤우팅」의 외침이 더 먼 곳까지 닿기를 기대해본다.

*씬: 특유의 음악적 스타일이 향유되는 하나의 구역을 지칭하는 용어

사진제공(위): 서울대 음악매거진 「샤우팅」

사진(아래): 유승의 기자 july2207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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