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회대생들이 ‘감골식당’을 애용한다. 그런데 식당에서 기분 좋게 밥을 먹고 나오는 학생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흉물스럽게 변해버린 게시판이다. 아시아연구소 앞 게시판은 다리가 찌그러져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 게시물을 붙이는 데 사용했던 청테이프 조각들이 볼썽사납게 도배돼 있다. 누가 붙였는지 알 수 없는 외부 광고가 부착돼 있는 것을 발견할 때도 있다.

캠퍼스 내에는 확실한 관리담당이 명시되지 않은 채 실질적으로 방치된 게시판들이 여러 군데 존재한다. 아시아연구소 앞 게시판이나 사회대 신양 옆 게시판, 인문대 근처 몇몇 게시판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보니 똑같은 포스터가 불필요하게 많이 붙어있는 경우도 있고 여러 게시물들이 이중·삼중으로 도배돼 먼저 붙인 포스터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때도 많다. 특히 각 동아리들이 신입회원을 모집하는 학기 초에는 동아리들 사이에 게시판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져 게시물 도배 현상이 더욱 심각해진다. 캠퍼스의 미관을 해친다는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게시판이 학교 구성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모든 게시판을 허가제로 운영하자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요즘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하여 많은 학우들이 게시판에 대자보를 써서 붙이고 있는데 이와 같은 의사표현의 자율성은 마땅히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같은 포스터를 여러 장 부착하는 등의 무분별한 도배를 방지하고, 외부업체의 불필요한 광고를 제한하며, 기한이 지난 게시물을 테이프까지 깨끗이 철거하는 등 최소한의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빠른 시일 내에 방치된 교내 게시판의 관리 주체와 기준이 명확화되기를 기대한다.

김민주
사회학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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