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기술의 발전은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연합전공 영상매체예술은 학과 구분을 넘나들며 다양한 매체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현대 예술의 흐름에 맞춰 개설됐다. 조혜영 씨(서양화과・11)는 “회화라는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영상매체예술을 전공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영상매체예술은 융합적 표현을 할 수 있는 예술가를 양성하기 위해 뉴 미디어와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의 통합적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심철웅 주임 교수(서양화과)는 “미디어 아트의 중요성을 교육이 따라가지 못했다”며 “서양화과와 조소과에서 분할적으로 진행했던 기존 방식으로는 전문적인 교육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 영상매체예술 연합전공 과제전에 제출된 작품들이다.

◇기술 교육으로 다듬은 자유로운 창조의 길=기존 미대 전공과 다른 영상매체예술만의 특징은 매체 관련 기술 교육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김성우 씨(전기정보공학부・09)는 “예술 표현에 필요한 매체 활용 기술은 공대나 미대에서 다루기 힘들다”며 “영상매체예술 수업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심철웅 교수는 “영상 촬영과 편집에 관련된 기술뿐 아니라 뉴 미디어 활용을 위한 코딩이나 프로그래밍도 다룬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관객을 작품의 수동적 수용자가 아닌 능동적 참여자로 만드는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가 중요해지면서 피지컬 컴퓨팅(physical computing)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피지컬 컴퓨팅이란 센서를 통해 아날로그 신호를 감지해 전자 장비가 그에 반응하도록 시스템을 구성하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피지컬 컴퓨팅을 이용해 관객의 이동에 따라 새로운 영상을 재생하거나 색이 바뀌도록 작품을 설계할 수 있다. 영상매체예술에서는 ‘미디어 프로그래밍 기초 실습’ ‘전기 전자매체 기초 실습’ 과 같은 수업이 개설돼있다. 조혜영 씨는 “수업에서 뿐 아니라 학생들끼리도 서로 도우며 배우고 있다”며 “기술적 접근이 기존 전공과 관련이 없더라도 큰 어려움 없이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 교육은 자유로운 표현을 위한 수단일 뿐 영상매체예술은 예술가로서의 감성을 기르는 것을 본질적 목표로 한다. 김성우 씨는 “‘영상’이라는 단어에서 UCC나 TV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는 일상적 영상 기술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와는 관련이 적다”고 전했다. 심철웅 교수 또한 “영상매체예술이 지향하는 인재는 융합적 감성을 가진 예술가이지 기술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매체를 활용한 예술을 다루는 전공의 특성상 실습 공간이나 기기의 부족은 큰 한계가 된다. 심철웅 교수는 “연합전공은 정식 전공과 달리 정규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기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다”며 “미대 예산에서 여유가 있을 때 기기를 마련하는 방식이라 학생들이 직접 기기를 마련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기기 보관이나 실습은 다른 전공의 실습실을 빌려 이뤄지고 있다”며 영상매체예술을 위한 전용 실습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뉴 미디어 아트가 발전해가는 만큼 관련된 교육에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혜영 씨는 전공 진입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 “영상매체예술을 통해 기술, 음악, 영상 등 다양한 분야를 폭 넓게 배울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표현의 스펙트럼을 확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전공에서 모인 영상매체예술 전공생들은 매 학기 열리는 과제전이나 졸업전, 수업에 참여하며 새로운 예술을 주도할 인재로 성장해가고 있다. 매체나 장르의 한계에 부딪치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을 창조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영상매체예술에서 그 꿈을 실현해보는 것이 어떨까.

 

사진제공: 심철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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