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금)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종합체육대회에서는 새로운 종목 추가와 스포츠 페스티벌 개최 등 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체육동아리 리그도 학생들의 노력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학내 체육 활동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학내에는 체육 행정과 체육 시설관리, 학생 사회와의 소통 측면에서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체육 총괄 주체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학내 체육의 문제점 진단

 

문제점1. 운동 공간 부족, 총장님, 운동이 하고 싶어요...

학내 체육 활동 공간에는 대운동장, 체육관, 기숙사 운동장, 기숙사 체육관, 보조운동장, 간이 농구 코트, 풋살장, 테니스장 등이 있다. 그러나 학내 체육 활동 공간은 연이은 개발로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로 1975년 6개였던 운동장은 현재 3개로 줄었다. 게다가 부족한 체육 활동 공간이 수업과 행사에 사용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적다. 대운동장은 운동부에게 우선예약권이 주어지며, 교양 체육 수업과 단과대 차원의 체육 행사도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이 예약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야구 경기가 진행되는 보조운동장의 상황도 비슷하다. 학내 동아리 야구리그 스누리그의 남기훈 사무국장(화학생물공학부·12)은 “학교가 주최하는 종합 체육대회, 총장배 구기대회, 서울대 야구부의 훈련 및 경기 등으로 인해 35개 야구팀이 참가하는 리그 경기를 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점2. 체육동아리도 소통의 창구가 필요해

학내 체육동아리가 학교와 소통할 수 있는 마땅한 창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학내 체육동아리는 자체적인 동아리 리그가 운영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체육동아리가 체육 활동과 관련한 어려움을 겪더라도 문제 해결을 담당할 부서가 없어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동아리 리그의 경우 주로 체육부와 소통하고 있지만 체육부는 동아리 관리를 담당하지 않기 때문에 시설 예약과 관련된 일부 사안에서만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학생지원과는 중앙동아리를 중심으로 지원하지만 중앙 체육동아리는 5개에 불과해 소통의 창구로 역할이 미흡하다. 중앙 축구동아리 싸커21 정현재 회장(약학대학·13)은 “운동장에서 도난사건이 발생해 동아리 리그 차원에서 CCTV 설치를 요청하려 했으나 말할 부서가 없었다”며 “결국 체육부에 요청했지만 설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아리 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동아리의 경우 학교와 소통은 더욱 어렵다. 인문대 축구동아리 이스크라 박승인 주장(인문계열·14)은 “본부에 요청하면 단과대에서 해결하라고 설명하는데 단과대는 지원에 한계가 있어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점3. 시설 관리 주체는 제각각

학내 체육 활동 공간을 관리하는 주체는 시설마다 다르며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 시설도 있다. 대운동장과 체육관, 보조운동장은 체육교육과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테니스장은 시설관리과에서, 기숙사 운동장과 기숙사 체육관은 관악사에서 관리한다. 소규모 체육 활동 공간은 가까운 단과대에서 관리하며 기숙사 삼거리의 풋살장과 해동학술관 옆 농구장, 인공암장 등 뚜렷한 관리부서가 없는 시설도 있다. 뚜렷한 관리부서가 없는 시설은 수리 및 보수에 어려움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해동학술관 옆 농구장은 코트 바닥 보수가 필요했으나 관리 주체가 불분명해 고쳐지지 않았다. 결국 2013년에 체육동아리 간담회에서 학생들이 불만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후에야 학생지원과를 통해 보수가 진행됐다.

유사한 기능을 하는 체육 시설의 관리 주체가 달라 예산 책정 및 분배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운동장, 체육관과 달리 관악사에서 운영하는 기숙사 운동장은 학생과 외부인이 동일한 가격을 지불하며 기숙사 체육관은 학내 구성원에게 외부인의 절반가격으로 제공된다. 이스크라 박승인 주장은 “라이트 사용료만 내는 대운동장과 달리 기숙사 운동장은 사설 풋살장과 비슷한 가격을 내며 학생 할인도 없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해당 시설이 학생들에게 이용료를 받는 이유는 관악사가 수입대체경비 사업으로 편성된 기관이기 때문이다. 관악사 권성호 부관장(체육교육과)은 “관악사의 체육시설은 본부와 별도로 운영돼 본부로부터 관리 및 보수에 대한 예산을 지원 받을 수 없다”며 “이용 요금을 받지 않으면 기본적인 수리 및 보수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산재한 학내 체육 문제, 해결의 시작은 체육 총괄 주체

 

본부에서도 학내 체육 환경을 개선하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한 사례가 2013년에 열린 ‘동아리 간담회’(가칭)다. 동아리 간담회는 학생지원과에서 추진한 간담회로 체육동아리가 원하는 사안을 파악하고 각 체육 분야 별로 학교와 소통할 구심점을 만들기 위해 추진됐다. 간담회에는 총 66개의 축구, 농구, 야구 동아리의 대표자가 참가했으며 1차 간담회 이후, 각 운동 분야마다 대표자를 선정해 당시 교육부총장과 2차 간담회를 가졌다. 이를 통해 △기숙사 삼거리의 옥상 풋살장 개설 △대운동장 및 보조운동장 라이트 수리 △기타 체육 시설 보수 △운동 용품 지원 등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당시 간담회 업무를 담당한 총무과 윤철진 주무관은 간담회의 성과에 대해 “그동안 체육동아리 학생들이 학교에 지원을 요청할 방법을 알지 못했는데 간담회 이후 학생처를 통해 체육 관련 사안을 요청하는 루트가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아리 간담회는 일회성 행사로 마무리됐으며 대표를 맡은 학생들도 대부분 졸업해 소통의 역할을 담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학내 체육 관련 업무는 체육부, 체육교육과, 학생지원과, 관악사 등 다양한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체육 ‘교육’에 중점을 둔 체육교육과나 학생지원과, 관악사 등은 체육 관련 업무가 주 업무가 아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체육부가 학내 체육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체육부는 △운동부 활동 지원 △총장배, 종합체육대회와 같은 학내 체육 행사 주최 △생활 체육 강좌 운영 △각종 체육 시설의 예약 및 관리를 담당한다. 그러나 체육부는 본부의 공식 기구가 아닌 임시로 설치된 조직이기 때문에 행정력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체육부 구수한 직원은 “체육부가 임시기구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의결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체육부의 행정적인 한계는 공식적인 체육 총괄 주체 설립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연수 교수(체육교육과)는 “급증하는 학내 스포츠 관련 수요를 체육부에서 담당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체육활동을 총괄하는 기구가 설립될 경우 관련된 행정을 체계화 할 수 있고 대학차원의 종합적, 거시적 스포츠 계획까지 수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총괄 주체를 통해 학교 외부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협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스포츠센터 김선진 관장은 “학교 체육 활동과 관련해 외부의 지원을 받을 계기가 많았지만 담당 주체가 없다보니 협상력이 떨어졌다”며 “동문이나 기업의 지원으로 시설 관리나 스포츠 체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설을 관리하는 주체가 분산돼 나타나는 문제점도 체육 시설의 통합 관리를 통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영일 교수(체육교육과)는 “현재 시설 개·보수가 단과대에서 처리되는 경우 업무의 우선순위에 따라 일처리가 늦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지만 총괄 주체를 통해 특정 부서에서 관리한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체육진흥위원회에서 시설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는데 이는 비상설기구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논의가 어려웠다”며 “총괄 주체를 중심으로 상시 운영되는 시설 협의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포츠 진흥원은 어디로?

 

체육 총괄 주체를 설립하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진행됐지만 아직 그 결실을 맺지 못한 상황이다. 10년 전 체육 총괄 주체 설립이 시도됐으나 학사위원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으며 최근에는 ‘스포츠 진흥원’이 체육교육과와 학생지원과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스포츠 진흥원은 글로벌사회공헌단과 마찬가지로 학생처의 기존 업무를 확대한 본부의 공식기구이며 △스포츠 문화 장·단기 정책 수립 △체육 활동 시설 통합 관리 △운동부 및 체육동아리 활동 지원 등을 목표로 준비됐다. 포스코 스포츠센터 김선진 관장은 “새로 인원을 추가하는 일은 학교에 부담이 될 수 있어 기존의 포스코 스포츠센터와 체육부를 합치는 방향으로 스포츠 진흥원을 구상했다”며 “이에 따라 실제 추가되는 인원은 직원 1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스포츠 진흥원은 작년 하반기 학사위원회를 통과해 최종 공표만 남겨둔 상황이다. 그러나 스포츠 진흥원은 평의원회를 통과한 이후 1년이 지난 상황이지만 아직 공표가 보류 중이다. 체육교육과 박일혁 학과장은 “지난 9월 평의원회를 통해 스포츠 진흥원이(평의원회를 통과했지만 공표가) 보류된 이유에 대해 질의했지만 아직 이에 대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타 학교의 경우 체육 총괄 주체가 설립된 학교가 많지만 대부분 전문적인 운동부와 많은 예산을 확보한 구조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아니다. 다만 충북대의 ‘체육 진흥원’은 본교에서 추진됐던 스포츠 진흥원과 유사한 유형의 체육 총괄 주체로 볼 수 있다. 충북대는 기존 학생처 산하에 있던 ‘체육진흥 관리위원회’에 ‘생활스포츠 지도사연구원’이 추가되고 피트니스 센터를 통해 수익도 거두게 되면서 올해 2월 체육 진흥원으로 명칭을 교체한 후 학교 공식 부속기관이 됐다. 이에 따라 기존의 시설 관리, 운동부 관리, 학생 체육 행사 지원 등의 업무를 포함한 학내 전반적인 체육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충북대학교 체육 진흥원 측은 “공식 부속기관으로 변경된 이후 체육 관련 업무에서 현장에 필요한 내용에 대해 신뢰성을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체육 관련 업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삽화: 최상희 기자 eehgna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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