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기고를 의뢰받기 전까지 필자는 사실 『대학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정독한 적이 없었다. 『대학신문』을 접한 것은 친구들이 좋은 기사라고 평하면서 페이스북에 공유한 기사 몇 편을 본 게 전부였다. 비단 『대학신문』만이 아니라, 평상시 일반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신문기사의 경우에도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같은 포털에 걸려 있는 메인 기사들 위주로 골라 읽는 데 익숙해져있다 보니, 지면으로 발행된 신문기사를 찾아 읽거나 언론사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는 수고를 따로 들이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신문 매체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신문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멀어진 듯하다. 또 마치 스낵을 먹듯이 가볍게 텍스트를 소비하는 방식에 길들여지면서 이제 장문의 기사들을 차분히 읽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해졌다.

지난 11월 2일에 발행된 『대학신문』 기사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느낀 것은 알차고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기자들이 열정을 쏟아 붓고 정성을 다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신문』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다면 참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지난 호는 중간고사 기간인 2주간의 휴간을 거쳐 발행된 것인 만큼 한 호에 여러 사안들을 고루 담아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2주간 쏟아진 주요 관심 현안들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

‘학보’는 그 특성상 안으로는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소식들을 전달함과 동시에, 밖으로는 사회의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그와 관련한 학내 구성원들의 여론을 담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호는 이 두 과제를 나름 균형 있게 잘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학내 소식으로 제58대 총학 선거와 국궁부의 전국체전 우승 등을 전했고, 사설을 통해 학생홍보대사 ‘샤인’의 재정·회계 운영 문제를 짚으면서 학생단체의 재정 운영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문제 또한 제기됐다. 밖으로는 최근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비롯하여 비정규직 노동조합, 세계 북한학 학술대회, 불평등에 대한 경제학자 3인의 관점, 학제 개편 등의 내용들을 기자들의 비판적인 생각과 목소리를 담아 묵직하고 깊이 있게 다루었다. 특별히 눈길이 갔던 기사는 비정규직 노조의 열악한 실태를 조명하고 그 원인과 해결 방향까지 모색한 기획기사와 스티글리츠, 피게티, 디턴이 불평등을 바라보는 시각을 비교한 학술서평 기사였다. 두 기사에는 일반 언론사 못지 않게 전문적이고 치열한 조사 및 분석이 녹아들어 있었다.

한편 학보라는 특성, 즉 위에서 말한 두 가지 과제를 잘 살린 기사는 지난 호의 핵심 사안이었던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담은 기사들이었다. 기사들은 현 사회의 주요한 이슈인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역사학계의 반대 성명 발표, 학생들의 대자보 붙이기와 행진, 시민단체의 시위 등을 다루었다. 학내 구성원들과 일반 시민들을 아우르면서 그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사안에 대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아무리 내용이 풍부하고 좋은 글들로 채워진 신문이라고 해도, 그것을 읽는 독자가 많지 않다면 그것만큼 안타깝고 아쉬운 일은 없을 것이다. 하여, 어렵겠지만 『대학신문』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했으면 한다. 학보로서 『대학신문』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좋은 기사들을 담으며, 이를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접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오민아
미학과·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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