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월) 김형준 교수(재료공학부)가 14기 평의원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김 교수는 “현재 서울대라는 큰 조직이 항로를 나아가고 있지만 등불 없이 방황하는 느낌”이라며 “평의원회는 서울대가 항로를 이탈하지 않게 밝혀줄 등불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 신임 평의원회 의장 김형준 교수는 외부인사의 평위원회 참여에 대해 "앞으로 동문이나 학내사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평위원회에 참가할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평의원회가 지향하는 방향은=평의원회는 본부에서 올린 사안을 심의하고 이사회가 위임한 일부 사안에 대해 심의·의결하는데, 좀 더 다양한 시각에서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 다양한 성향의 교수 및 직원이 평의원회를 구성하는 만큼 심의과정에서 보수와 진보의 시각을 폭넓게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의원회에 학생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견해는=평의원회 내부에서는 학생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실제 학생 평의원이 참가하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평의원회에서 법률 개정과 관련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기보다 본부에서 학내 의견을 수합해 개정안을 제출하면 평의원회가 심의를 하는 방향이 옳다고 본다. 13기 평의원회 마지막 회의에서 본부가 학생의 의견 반영 방안에 대해 몇 가지 안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평의원회는 학생 참여에 대한 본부의 의견이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해 안건을 반려하고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본부에 요청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본부가 평위원회의 학생 참여와 관련된 안건을 다시 올릴 예정이기 때문에 이를 기다리고 있다.

◇평의원회가 심의를 담당하고 이사회는 의결권을 가지는 구조에 대한 생각은=평의원회가 심의를 담당하고 이사회에서 위임한 일부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가지는 것만으로는 본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이사회에 외부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학내에 상근하는 이사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사회가 학내 모든 의결을 담당하는 건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반면 평의원회는 교내 인사 50명으로 구성돼 학내 사안에 대해 파악이 용이하며 보다 전문적인 의견까지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이사회는 산하에 재정위원회를 설치해 재정에 관한 사안을 담당하고, 평의원회는 학사, 교육 등의 사안에 대한 심의·의결을 담당해야 한다. 이와 같은 구조 변경을 통해 본부, 이사회, 평의원회 사이에 긍정적인 상호 견제가 나타날 수 있다.

◇평의원회는 심의·의결 기능 외에 정책을 연구하고 이를 대학본부에 제안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정책 연구 및 제안에 있어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제안된 정책 연구에 대한 피드백 과정을 강화할 생각이다. 단순히 정책 연구 자료를 제공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구가 실제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지, 반영이 어렵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관해 모니터링 과정을 강조하겠다. 한편 미래실천위원회에서 총장의 공약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이 사안에 대해서도 평의원회가 모니터링할 계획이 있다. 평의원회가 대학운영에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본부와 평의원회가 건전한 긴장관계를 가질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대학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장유진 기자 jinyoojang03@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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