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 지어진 건물의 압도적인 외양과 깨끗한 내부 인테리어에 흠뻑 빠져있을 때쯤, 필자에게도 드디어 관정도서관의 스터디룸을 사용해볼 기회가 생겼다. 여러 단과대의 사람들이 모여 회의하는 자리이니만큼 모두가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어김없이 깔끔한 공간에 둘러앉아 기분 좋게 회의를 시작한 것도 잠시, 한가지 거슬리는 점이 계속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관정도서관 스터디룸은 자동잠금 형식의 문을 가지고 있다. 즉, 잠깐 전화 받으러 나가거나 화장실을 다녀올 때조차도 학생증을 지참해야 한다. 예약하지 않은 사람들이 함부로 스터디룸을 오갈 수 없게 했다는 점만 보면 공정한 처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평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필자의 경험을 예로 들면, 사람들이 잠시 밖에 나갔다 올 때면 매번 누군가가 안에서 문을 열어주어야 하니 (화장실 갈 때 학생증을 챙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회의 중에 맥락이 자꾸 끊기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스터디룸을 예약하기 위해 필요한 학번은 10개뿐인데도 스터디룸에는 그 이상의 인원이 수용되곤 한다. 그래서 예약하는 데 자기 학번이 쓰이지 않은 사람은 볼일 보러 갈 때마다 다른 사람의 학생증을 빌려야 하는데, 그것도 꽤나 웃기는 일이다. 또 어떤 스터디룸은 환기가 잘 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출입문을 열어두어야 한다. 그러나 문이 고정되지 않으니 옷걸이를 가지고 임시변통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편의를 고려해 관정도서관의 스터디룸에 최소한 도어스토퍼라도 설치된다면 많은 학우들이 보다 만족스럽게 스터디룸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태은

경제학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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