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교수(영어영문학과)

방민호 교수(국어국문학과)

 

대학문학상은 대학문화의 꽃이며 대학생의 인문정신, 창조적 정신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시든, 소설이든, 희곡이든, 지금까지 없던 세계를 창조하고, 이를 통해 우리 세상이 어떤 모양을 가져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작업은, 직업을 가지고 노동하는 일과도 다르고, 단순히 지식을 연마하는 일과도 다르다.

올해 소설 부문 심사를 하며 가장 아쉬웠던 점은, 새로운 세계의 창조라는 점에서 도전적이라거나 본격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어휘를 고르고, 문장을 다듬고, 플롯에 수사학적 기예를 주려는 작품도 많지 않았다. 밖에서부터 불어오는 표절 논란, 문학권력 등등의 논의가 소설에 대한 환멸과 무관심을 부른 때문일까? 안타까운 일이다.

날카로운 의식을 섬세한 언어로 구축하는 문학적 작업은 그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일임을 새롭게 의식한, 미래의 작가들이 더욱 많이 나타나 주기를 기대한다.

심사위원들은 우선 「벌레」 「양초인간」 「타로점을 보시겠습니까」 등의 세 작품에 주목했다. 「벌레」 는 일종의 알레고리다. 수사학적 의도가 발휘된 작품이다. 「양초인간」 은 세상문제를 바라보는 의식이 날카롭다. 「타로점을 보시겠습니까」는 출품된 작품들 중에 가장 이야기다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길지 않은 논의 끝에 심사위원들은 「벌레」를 선택했다. 우선, 문장이나 기법 면에서 가장 단점이 적다는 것, 장치의 묘미를 알고 있는 작가라는 것 때문이었다. 다음으로, 우리는 작가가 말하는 벌레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이 작가는 작품이 외적으로 보여준 것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양초인간」의 작가는 어휘와 문장을 더 다듬는다면, 「타로점을 보시겠습니까」 의 작가는 주제나 소재를 달리 해서 쓴다면, 더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당선작을 낸 작가에게 축하드리며 더욱 정진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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