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료공학부 조원호 교수

조원호 교수는 “작년 12월 말까지 여유롭게 있어본 적이 없어 퇴임에 대한 실질적인 느낌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학생들이 잘 따라주고 학과나 학교 분위기가 좋아 교수 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었다”고 퇴임 소감을 밝힌 그의 얼굴에는 후회 없이 인생을 살아온 사람의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조 교수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정신이 자신을 고분자 공학에 매료되게끔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합성 섬유의 원료인 고분자 관련 프로그램을 막 만들기 시작한 때였다”며 “섬유공학에 있어서 새로운 학문 분야가 고분자 공학이라고 생각해 고분자 공학 전공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런 새로움에 대한 열망은 그의 연구에도 이어졌다. 그는 1980년대 우리나라 최초로 상태방정식 개념을 도입해 고분자 물질을 해석한 것으로 이름을 알렸고, 실험 위주의 연구방법을 사용하던 1990년대에 컴퓨터를 사용해 뛰어난 연구 성과를 냈다. 그는 생체 물리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 관련 생체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해 해당 분야에서 주목을 샀다. 이런 수많은 연구 업적을 바탕으로 조 교수는 2005년 서울대 공대 최초로 석좌교수에 임명됐다.

이처럼 뛰어난 연구 업적을 많이 이뤘음에도 재직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찼던 일로 조 교수는 망설임 없이 “내 지도를 받은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이나 직장에 가서 좋은 연구로 이름을 남길 때”를 꼽았다. 이어 조 교수는 학생들에게 목표를 설정해 꾸준히 나아가라는 진심어린 조언을 전했다. 그는 “어떤 일을 하든지 간단(間斷)없이 해야 한다”고 꾸준함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구체적이지 않더라도 목표를 항상 설정해야 한다”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목표를 따라서 성실하게 노력하면 이뤄지지 못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그는 “최근 학생들에게서 기초가 부족한 모습이 종종 보인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교육관으로 기초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여러 기술이 발달해도 기초는 변하지 않는다”며 “기초가 없으면 다른 것을 발전 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새로운 해석 방식을 생각하는 참다운 창의 또한 학생들에게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학생들을 지도할 때 남을 좇아가지 말고 새로운 방식을 생각하기를 항상 강조한다”고 말했다.

퇴임 이후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조 교수는 “그동안 공무원으로서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봉사를 통해 되돌려줘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내 능력이 필요한 곳으로 가서 교육 쪽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젊은 사람들과 경쟁해서 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조원호 교수의 모습에서 꺼지지 않는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 김여경 기자 kimyk37@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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