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총학생회 산하기구 살펴보기

총학생회(총학)에는 대학행정자치연구위원회,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문화자치위원회, 축제하는사람들, 관악자치도서관, 자치언론기금까지 총 6개의 산하기구가 존재한다. 이 산하기구들은 주로 독립적인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그동안 기구 자체에 대한 조명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에 『대학신문』에서는 총학 산하기구를 직접 만나 그들의 역할과 그들이 처한 어려움, 해결이 필요한 문제점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국정감사와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총학은 바쁘게 움직였다. 주무열 전 총학생회장이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참석했으며, 지난 1월에 열린 등심위에서는 등록금 0.35% 인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는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둘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그들과 함께 회계자료를 분석하고 국회의원을 방문하는 등 다양한 실무를 담당한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바로 총학 산하기구 중 하나인 대학행정자치연구위원회(대자연)다.

대자연은 2013년 2학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2012년부터 등심위가 열리면서 학생사회 차원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등록금 관련 TF팀을 구성했다. 이후 대학 행정과 관련된 여러 TF팀이 간헐적으로 등장했지만 TF팀의 특성상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나타났다. 이에 대학본부의 재정, 정책 등 각종 교육행정의 과정 및 결과를 밝히고 대학 의사결정과정에 학생 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대자연이 총학생회 산하기구로 설치됐다.

대자연 운영세칙에 기재된 업무는 교육행정 및 재정 연구, 정보공개청구, 각종 자문 업무 등 다양하다. 이 중 대자연의 주요 업무로는 등심위 참가와 국정감사 자료제공이 있다. 대자연 위원장은 등심위 학생 대표 3인에 포함되며 회계자료 분석과 본부 사업 검토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대자연 이동현 위원장(자유전공학부·13)은 “대자연은 주로 회계자료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준비하는 등 실무적인 업무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대자연을 통해 학교에서 제공한 자료를 분석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분석할 자료의 양도 두꺼운 책 몇 권일 정도로 방대하다”며 “단기간에 이뤄지는 특정한 사업이 아닌 일상적인 지출은 분석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특정한 사안에 집중해 회계 분석에 나설 수도 있다”며 “이외에 각 단과대와 같은 실제 이용 주체로부터 예산 낭비 사례를 접수해 이를 전달하는 창구로의 역할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국정감사는 주무열 전 총학생회장이 직접 출석했다는 점을 비롯해 이전 국정감사에 비해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이동현 위원장은 “재작년 국정감사에 비해 주제도 다양하게 다루고 과거와 달리 국회의원실에 선제적으로 자료를 보내 협력하는 등 예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그러나 그는 국정감사가 법적인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서명운동과 같은 다른 활동에 비해 효과적으로 사안을 지적할 수 있고 사람들의 관심도 환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존재하긴 한다”고 말하는 한편 “국정감사 자체가 실질적인 변화를 주긴 어렵고 대자연이 주장하는 대학행정이나 거버넌스 참여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일반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운 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자연이 다루는 사안이 중요함에도 학생들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고 인력난에 시달린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이동현 위원장은 “최근 동아리조차 지원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자연도 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동아리에서 접하기 힘든 공공기관에 대한 분석이나 정치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원자들이 대자연의 업무에 익숙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나도 처음에는 일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들어왔다”며 “향후 자체적으로 정무와 회계로 파트를 나눠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자연이 다루는 주제가 너무 방대해 기구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학생 A씨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충분한 인력이나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학생 수준에선 한계가 있다”며 “어떤 정책에 대응하려는지 불분명하고 기구의 정체성이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동현 위원장은 “현재 문어발식으로 운영됐던 점을 인정하며 이에 대한 조정을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일반에 대한 연구나 노동문제 등은 총학 산하기구인 관악자치도서관과 다른 정치조직이 담당해야 하지만 그동안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 결국 대자연이 업무를 담당했다”며 “최근 관악자치도서관도 재정비를 하고 있어 관련 업무를 분담하고, 대자연의 업무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해 최대한 필수 업무 위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출범 4년차를 맞은 대자연은 앞서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개선이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보수가 적고 학생사회의 조명을 받지 못함에도 회계, 재무자료를 분석하고 학내 행정을 연구하는 그들의 노력은 박수 받을 만하다. 이동현 위원장은 “실무와 함께 연구 부분도 보완해 실무와 연구의 긴장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대자연이 어떤 정체성을 가진 기구가 될지, 그들의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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