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시설지원과는 학내 건물을 대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조사는 다음달 30일까지 실시되며 위험물저장소, 창고 등 학생들이 이용하지 않는 건물을 제외한 174개동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장애학생들에게 다소 미흡했던 장애인 편의시설의 개선이 기대된다.

본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학내 장애인 편의시설의 실질적인 현황을 파악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본부에서는 각 건물의 장애인 편의시설 단순 설치 유무만을 알고 있었을 뿐 그 시설이 실제 이용에 있어 적절한지, 그리고 잘 관리되고 있는지 등은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시설지원과 홍승우 담당관은 “기존 자료는 건물이 지어졌을 때의 편의시설 유무 정보로, 그 시설의 적절성에 대한 평가와 조사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어떤 시설이 미흡해서 보수해야 할지는 장애학생 지원센터나 학생들의 민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서 이용하는 전수조사표를 기준으로 진행돼 △건물별 편의시설 위치 파악 및 현황 파악 △편의시설 종류별 사진 자료 구축 △건물별 편의시설 적정 설치율 확인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매개, 내부, 위생, 안내 시설로 분류하며 각각에 대해 세부 점검사항을 적정, 미흡, 미설치로 평가한다. 홍승우 담당관은 “편의시설의 유무와 함께 적절하게 설치됐는지를 사진자료와 함께 ‘적정 설치율’로 나타낼 것”이라며 “시설지원과 직원 4명이 2개 조를 이뤄 하루에 3개 건물씩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편의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스마트 맵’ 어플리케이션에도 이용할 계획이다. 편의시설 개선은 장애학생 지원센터, 장학복지과 등의 유관기관과 함께 논의해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홍승우 담당관은 “설치율, 이용율에 따라 어떤 건물을 우선적으로 개선할지 논의해야 한다”며 “또 관리가 미흡한 기관 및 단과대에 관리지침을 보내는 식으로도 자료가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맵에 대해 정보화본부는 “포털 사이트들의 길 찾기, 지도 서비스를 생각하면 알기 쉬울 것”이라며 “장애학생들의 의견을 포함해 엘리베이터, 장애인 화장실, 진입로, 안내시설 유무 및 연락처가 건물마다 표시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애인권 동아리 ‘턴투에이블’은 이번 시설지원과의 전수조사 계획을 반김과 동시에 약간의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턴투에이블 이석현 회장(국어국문학과·13)은 “본부에서 직접 나서는 만큼 당연히 반긴다”며 “그러나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턴투에이블과 인권센터가 함께 5개 건물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국토교통부의 BF(Barrier Free)인증 제도의 세세한 기준에 따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여 명의 학생이 3개 조로 나뉘어 구역을 할당해 하루 9시간씩 총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수조사는 관악캠퍼스를 대상으로만 진행되며 건물 외에 장애 학생들의 이동경로와 같은 이동권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이 없다. 시설지원과는 “연건 캠퍼스의 경우 관악캠퍼스의 조사가 끝난 후 사례로 삼아 진행할 것”이라며 “건물 외적인 요소는 사례가 없던 일이라 토목 관계자와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삽화: 이종건 기자 jonggu@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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