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연합체, 이름뿐인 연합에 그치지 않으려면
대학 연합체, 이름뿐인 연합에 그치지 않으려면
  • 대학신문
  • 승인 2016.03.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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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화) 오후 1시 이화여대 앞 대현문화공원에서 위안부 합의 무효를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대책위원회’(대책위)가 ‘3·1 독립선언&퍼레이드’를 개최한 것이다. 대책위는 위안부 협상에 문제의식을 갖고 출범한 모임으로 8개 청년·대학생 단체로 구성된 가운데 다수의 대학교 총학생회가 참여했다. 이날 대책위는 약 400여 명의 대학생들과 함께 ‘위안부 합의 전면 무효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현문화공원에서부터 청계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목적지인 청계광장에서 '3월 1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 전국 행동의 날' 행사에 참석해 힘을 보탰다.

▲ 지난 1일(화) 이대역 인근에서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대책위원회'가 정부에 위안부 합의 무효를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대학생, 연합하는 이유는?=대학 연합체는 사회적 사안 또는 대학 관련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대책위 김연희 상황실장은 “많은 사람들을 모으기에 연합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연합의 1차적 기능을 언급했다. 대학 연합체는 단순히 많은 대학생들을 모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효율적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연합체는 대학생 당사자의 목소리를 그 누구보다 잘 대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표성을 확보한다. 이 대표성은 연합이 내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줘 연합의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데까지 이어진다.

국공립대의 문제에 대해 전국적인 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제안된 ‘국공립대 연석회의’(연석회의)는 국공립대 연합의 대표적인 예다. 연석회의에선 주로 국립대 법인화, 총장 직선제 등 개별 대학 차원에서 대응하기 힘든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부산대 총학생회장이자 연석회의장인 유영현 씨는 “총학이 중심이 돼 국공립대들이 공유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의제를 설정하고 있다”며 “이렇게 설정된 의제를 각 지역의 국회의원이나 정당에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연합체를 통해 결집된 대학생의 목소리는 강력한 세력으로 대학·대학생 문제의 사회적 공론화에 기여하는 효과를 낳는다. 고려대 총학생회 김연유 사회연대국장은 “각각의 대학을 떠나 모든 학우들의 의견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 대학 네트워크”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목소리를 내게 되면 영향력 또한 커진다”며 대학 연합체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대학 연합체의 현주소=그러나 그 필요성에 비해 대학 연합체의 실상은 어두운 편이다. 현재 다수의 인정을 받아 대표성을 갖는 연합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사회 안팎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합 또한 부재한 실정이다. 청년참여연대 김주호 사무국장은 “예전에는 한국대학생연합 같은 학생회 총학들의 모임에서 대학생의 목소리를 모아 정치권에 요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요샌 이런 모임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대학 연합체의 현주소를 짚었다.

대학 연합체의 위기는 대학사회의 위기에서 기인한다. 김주호 사무국장은 “최근 대학생들은 연합체에 관심이 많이 없다”며 “참여가 있어야 대학생의 목소리가 대변될 것”이라 말했다. 이렇듯 대학생들의 대학 연합체에 대한 관심 부족은 저조한 참여율을 초래해 결국 대학 연합체의 위기를 가져왔다. 최근 본교 총학은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 공동행동’ 제안서를 발표해 “청년세대 당사자가 사회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이상 청년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대학생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더불어 대학 연합체 내부의 소통 부족 역시 연합체의 걸림돌이 됐다. 김주호 사무국장은 “대학생 연합은 대학생 문제를 중심으로 두고 활동할 것인지 혹은 사회 전체를 염두에 두고 활동할 것인지에서부터 의견 차이를 겪는다”며 “같이 대화를 나눌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합의를 도출하기가 어렵다”고 대학 연합체가 겪는 소통의 문제를 꼬집었다.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해야=현재의 대학 연합체가 직면한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주호 사무국장은 “최근의 대학 연합체는 준비기간이 짧아 총학들의 사전 조율이 어렵다”며 “거창한 기구나 조직까진 아니더라도 대학 총학들의 상시적인 만남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총학 간 소통 개선 방향을 제안했다. 부산대 유영현 총학생회장은 “총학이 중심이 돼 학우들에게 문제의식을 알리고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며 총학의 역할을 제시했다. 김연유 사회연대국장은 대학생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 “먼저 대학생들 개개인이 갖고 있는 정치성이 확립되고 정치성 표출의 두려움이 적어져야 연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생의 의식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표성과 영향력을 지닌 연합체의 부재에 문제의식을 갖고 새로운 연합체를 꾸리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본교 김민석 부총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14)은 “더 이상 대학생 연합이라고 할 만한 큰 단체가 없어 다시 한 번 네트워크를 만들어 행동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며 “총선도 다가오고 청년 문제가 화두가 된 만큼 연합체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본교 총학은 공동행동을 통해 제 20대 총선 후보자 및 정당에게 청년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 밝혔다.

대학 연합체의 위기는 대학 연합체 자체의 쇄신뿐 아니라 대학생 개개인의 관심이 더해져야 극복될 수 있다. 대학 사회와 대학생에 대한 담론의 주체로서 대표성을 갖고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학 연합체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사진: 김여경 기자 kimyk37@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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