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을 몇 주 앞둔 어느 아침, 지방으로 출장간 선생님의 메신저톡이 울렸다. 당일 아침 YTN에 우리 대학 졸업생 이야기가 나왔는데 누군지 한번 알아보라는 내용이었다. 이날 ‘흙수저 가장의 서울대 졸업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필자는 각 대학으로부터 졸업생 대표연설자 추천을 받고 있는 즈음이라 이 학생도 후보로 올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생이 누군지 알아보고자 했다.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에 올라온 작성자의 글을 단서로 해 올해 졸업자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해당 학생을 찾을 수 없었다. ‘찾을 수 없으니 가공된 이야기다’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미담이라는 허울 아래 익명으로 올리는 글의 진실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여담이지만 만약 이 글을 당사자가 읽었다면 꼭 한번 찾아와 주시라. 찾지 못해 없었다고 한 말을 사과하겠다.)

위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대학신문』을 읽는 독자로서 『대학신문』에도 이런 감동적인 스토리를 취재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소통의 매체로서 과거의 입지를 상실해 가고 있는 안타까움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SNS가 종이신문을 대체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서설이 길었지만 지난주 『대학신문』 1918호를 봤다. 복잡다단한 우리대학의 교통문제를 진단하는 기획취재를 했는데 특히 ‘서울대 도로에서 살아남기’라는 안전문제를 다룬 기사가 인상 깊었다. 면면의 사진과 내용을 보면 학생기자가 두발로 현장을 누비면서 교내 도로 구석구석을 확인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물론 이를 통한 개선은 현실적인 문제가 많아 시간이 걸리겠지만 최소한 이런 기사를 본 구독자라면 학내에서 운전을 할 때 경각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학신문』은 학내 교통문제 제기를 통해 교내 구성원의 교통 안전의식과 안전한 캠퍼스문화를 만드는 대학을 대표하는 정론매체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 내부고발의 현주소를 다룬 “내부고발: 공익을 위해 울려 퍼지는 호루라기 소리” 사회면의 기사도 흥미롭다. 최근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개정과 맞물려 우리 사회 내부고발을 통한 공익신고의 실태를 알리고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다룬 것은 시기가 적절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내부고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실제 사례를 들어 소개하고 제도개선의 방향을 제시한 점이 높이 살만하다. 덧붙이자면 내부 공익신고자의 보상금 제도 외에 이번에 신설한 포상금 제도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면 좋겠다. 더불어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익신고의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포상금을 노린 전문신고자(파파라치)에 대한 공익신고의 건전성 부분도 다뤄 균형 있는 공론화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추가로 시일이 지났지만 『대학신문』 1916호에 실린 새내기특집의 새내기OT 르포 기사 ‘종합선물세트 새내기 오티-절반의 아쉬움’은 행사의 좋은 점 보다 미흡한 부분을 더 많이 부각시킨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었다. 행사를 담당한 실무자로서 제한된 공간과 당일 행사로 진행되는 시간적 제약을 고려할 때 신입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OT 프로그램을 제공했다고 변명하고픈 마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기자가 지적한 일방통행식 정보전달, 야구단체복 지급 및 연예인 초청가수 문제는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조명해줬고 개선할 만한 부분을 고민케 했다.

끝으로 『대학신문』의 기획취재 및 탐사보도를 통한 비판적 역할이 변화가 필요한 우리 대학의 다양한 문제를 개선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교내 곳곳을 누비며 현장을 취재한 보도로 SNS가 할 수 없는 소통매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주길 기대한다.

 

유재식

학생지원과 실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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