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임 보건대학원장 김호 교수(보건학과)

신임 보건대학원장으로 취임한 김호 교수(보건학과)는 “인터뷰를 준비하는 데 소감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근래 서울대는 법인화와 같은 몇 가지 큰 변화들을 겪어왔다”며 “이러한 혼돈의 시간 속에서 각 단과대는 각자가 수행해야 하는 고유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기 동안 보건대학원이 사회 속에서 담당해야 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힘쓰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 신임 보건대학원장 김호 교수는 "공공의 보건학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Q. 사회 속에서 보건대학원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A. 우리 사회에는 변하지 않는 몇 가지 보건학적 가치가 있다. 그중에서도 누구나 평등하게 건강을 추구할 수 있다는 건강의 형평성은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건강권이 개인의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가 침범할 수 없는 기본적인 인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는 건강의 양극화가 심각한 실정이다. 더욱이 의료 시스템의 상당 부분이 민간 부문으로 넘어가는 현실에서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보건대학원은 의료 서비스의 공적 기능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다시 말해, 의료 서비스가 오로지 필요에 의해 제공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Q. 보건대학원이 마주한 과제는 무엇인가

A. 지난해 메르스 사태는 사회 및 경제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또 대중 사이에선 신종 질병에 대한 신속하고 적합한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경각심이 일었다. 향후 보건대학원은 신종 질병 발생 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는지에 대해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현실적인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

더불어 효용성 있는 대책 확보를 위해선 사회구성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지난해의 경우 그 논의가 의사들을 비롯한 기술자 위주로 이뤄져 국민과의 소통 및 정부와의 정보 공유에 있어 부족한 면이 있었다. 보다 많은 이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것 또한 보건학계 및 보건대학원이 맡은 과제다.

 

Q. 새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다면

A. 보건대학원이 마주한 일련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1년이 지난 올해 이와 관련한 학술대회를 개최해 과거를 정리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형태의 감염병이 발생했을 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더욱이 국내 최고의 대학이라 평가받는 서울대의 보건대학원은 사회구성원들 간의 합의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야 할 책임이 있다. 그 일환으로 관악보건포럼의 정기적 개최를 통해 다양한 당사자들의 폭넓은 의견 교환 및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겠다. 관악보건포럼은 질병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 및 환경 변화에 맞서 인류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학술대회다. 지난해까지는 비정기적으로 이뤄졌던 관악보건포럼이었다면 올해부터는 분기에 한번씩, 1년에 총 4번에 걸쳐 진행되는 정기적인 행사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Q.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앞으로 삶을 살아감에 있어 자신의 진로가 중요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따라가며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깊이 기여하는 위인들이 됐으면 한다. 항상 공공의 가치를 가슴 깊이 간직하며 되돌아보는 삶을 살기 바란다.

 

사진: 정유진 기자 tukatuka13@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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