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신문보다 가벼운 이 작은 종이뭉치 안에 다채로운 내용들이 꼼꼼하게 실려 있다는 점이 새삼 놀라웠다.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와 함께 학교 내의 소식들을 골고루 담으려는 노력도 보였다. 우선 『대학신문』만의 개성 있는 삽화 그림체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샤대실록’이라는 제목을 가진 4컷 만화의 그림체와 아래의 ‘게시판오분전’이라는 문구에 공감이 갔다. 학내 게시판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다만 장애인의 선거권 문제를 다룬 기사에 들어간 삽화는 안의 캐릭터 중 한 명이 글씨에 가려서 무엇을 하는지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쉬운 감이 있었다.

이번 호에서는 개교 70주년을 맞아 기획한 ‘Human&SNU’ 코너가 단연 돋보였다. 우선 흑백 사진과 칼라 사진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한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터뷰 자체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는데, 취재원분들의 서울대 학생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느껴져 읽는 내내 뿌듯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혜화 주변의 사람들까지 다룬 점에서 연건 캠퍼스까지 고려한 『대학신문』의 세심함을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시의적절한 기사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 지난주 한국을 뜨겁게 달군 만큼 『대학신문』에서도 인공지능을 다룬 기사를 메인 기사로 내건 점이 적절해 보였다. 7면의 기사 제목 ‘print(인공지능+인간)=가능성∞’이 수식이란 점에서도 인공지능의 특성을 센스 있게 다뤘다고 느껴졌다. 다만 한 번 읽어서는 제목이 수식을 의미한다는 것을 모를 수 있을 것 같다. 선거가 1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장애인의 온전한 선거권 행사를 위해’ 라는 기사를 크게 다룬 것도 적절하게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고 생각한다.

종합면에서는 학내 이슈에 관한 다양한 단대의 상황을 여러 주체의 입장에서 다룬 점이 돋보였다. 균형 있고 믿을 만한 인상을 받았다. 메인 기사인 ‘인권, 성 평등 교육 및 심폐소생술 교육 졸업요건화 추진 중’ 기사에서 학사과, 학생회, 학생 삼박자의 균형과 더불어 이슈에서 파생되는 장단점이 잘 배치돼있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방송산업의 그림자 속 시들어가는 노동인권’ 기사가 참 잘 쓰였다고 생각했다. 일단 제목이 여태껏 흔히 보지 못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줘서 더욱 흥미를 끌었던 것 같다. 방송계 PD와 작가라는 방송 노동자의 현실을 다룬 이 기사는 소재, 내용 분석, 원인 조사, 변화를 위한 노력 등이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다뤄지고 있었다. 내용 배치와 기사를 이끌어가는 방식도 좋았고 내용 측면에서도 화려한 방송계 이면의 사각지대를 잘 짚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또 ‘아직도 만화 보니? 난 그래픽노블 읽는다’ 기사도 흥미로웠다. 단순히 신작을 소개하고 리뷰를 쓰는 것에서 더 나아가 친숙하면서도 낯선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를 독자에게 새로이 관심 갖게 한다는 점에서 『대학신문』만의 독특한 개성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정보」면은 『대학신문』이 ‘대학’신문인지를 잊어갈 때쯤 서울대 학생만을 위한 정보와 기사를 다뤄줌으로써 신문에 학교 소식이 전혀 부족하지 않게 채워지고 있음을 느끼게 해줬다. 학사일정과 금주의 식단을 다뤄준 것은 신문사 측의 배려로 보인다.

기사의 양이 생각보다 많아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이렇게 빽빽하게 여백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을 기자들의 수고가 느껴졌다. 또 기자들의 균형 잡힌 시각과 개성을 살리려는 시도가 『대학신문』의 수준을 높여주고 있었다. 독자를 위한 배려와 센스는 덤이었던 것 같다. 좋은 소식지에 감사드린다.

 

박경지

언론정보학과·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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