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만 되면 낙성대나 서울대입구 근처에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늘어진 줄을 볼 수 있다. 바로 셔틀이나 관악02, 5511, 5513처럼 교내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기 위한 줄이다. 이 버스들은 소위 ‘가축수송’이라 불릴 만큼 무지막지하게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지만, 어째 계속해서 늘어나는 인파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이맘때쯤이면 셔틀 줄에 사람이 좀 줄어들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비웃듯이, 예년만큼 사람이 줄지도 않고 오히려 줄만 길어져 교내 커뮤니티 등에서는 “학생 수 자체가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 섞인 우스갯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숙사삼거리를 경유해 윗공대로 향하는 낙성대 셔틀에서 예년과의 차이를 가장 크게 실감할 수 있다. 개강 후 첫 며칠 동안은 공개된 적은 없지만 많은 학생들이 외우고 다니던 기존의 배차시간표와 하나도 맞지 않는 시간에 셔틀이 와서 많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예를 들어, 10시 47분과 53분, 11시에 오던 차가 뜬금없이 10시 43분, 10시 50분과 11시에 오는 식이었다. 얼핏 보면 3~4분 정도 차이 나는 게 무슨 큰일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하필이면 11시 수업 직전의 시간표가 엉켰다는 점에서 많은 학생들이 불만을 터트렸다. 필자 또한 그 중 한 사람이었다. 심지어는 줄이 길어져 50분 셔틀을 눈앞에서 떠나보낸 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음 셔틀을 기다리다 11시에나 셔틀을 타는 바람에 지각을 면치 못하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낙성대 셔틀이 한 대 줄었고, 그에 따른 배차 조정이 불가피해 처음 며칠 간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정에 따라 배차가 줄거나 시간표가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셔틀 타는 곳 주변만 둘러 봐도 이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왜 학교에서 셔틀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았는지, 하다 못해 공지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물론 학교 측에서 교통이 시원찮은 낙성대에 사는 학생들을 배려해 바쁜 아침 시간대에 무료로 셔틀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감사하고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낙성대 셔틀의 존재를 알고 이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는 사정과 무관하게 아무 통보도 없이 배차 대수를 줄여버리고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것은 ‘어차피 공짜로 주는 셔틀이니 불만 갖지 말고 주는 대로 타라’는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다. 배차를 늘리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셔틀의 배차시간표와 각종 변경사항 정도는 셔틀 정류장 등에 공지해주는 자그마한 배려는 있었으면 한다.

 

조정빈

언어학과·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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