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동아리의 동아리방 공간부족은 동아리에 몸담은 학생들에게 고질적인 문제다. 하지만 부족한 동아리방이 어떻게 동아리들에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줄곧 의문이 제기되곤 했다. 이에 『대학신문』은 동아리방 문제에 대해 동아리연합회(동연)와 동아리 회장들, 그리고 본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구멍 뚫린 동연의 활동심사=동연은 서울대 중앙동아리들의 연합으로 중앙동아리 관련 행정업무와 자격 및 활동 심사를 담당한다. 동연의 중앙동아리 활동 심사는 매년 5월 말에 진행되며 각 동아리는 동아리 회원명단, 신입회원 모집 자료, 내부 및 외부 활동 증빙자료를 포함한 활동심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활동심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서류를 허위로 기재했을 경우 경고 1회를 받으며, 경고 2회가 누적될 경우 해당 동아리는 중앙동아리에서 제명되고 동아리방 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동연이 진행하는 활동 심사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 몇몇 중앙동아리 회장들은 회의적인 의견을 보였다. 각 중앙동아리에서 제출하는 활동심사보고서에는 20명 이상의 회원 명단과 3명 이상의 연락 가능한 회원의 스누메일이 기재돼야 한다. ㄱ 중앙동아리의 회장을 맡았던 A씨는 “회원인지 물어보는 확인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확인을 한다고는 하는데 실제로 확인을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허위자료를 제출했으나 이를 적발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ㄴ 중앙동아리의 회장을 맡았던 B씨는 “지난해 활동심사보고서 자료 중 2개를 가짜로 기재했지만 동연에서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동연 임수빈 회장은 “중앙동아리는 입부와 탈퇴가 자유롭다 보니 활동 회원과 비활동 회원을 구분하기 어렵다”며 “자료가 허위인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연의 활동 심사에 다소 허점이 있다 보니 동아리방 재배치 또한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ㄷ 중앙동아리의 회장을 맡았던 C씨는 “일부 동아리가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동아리방을 오랜 기간 갖고 있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동연의 동아리방 배정 기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현재 동아리방 배정은 기존 동아리가 방을 반납하거나 공간이 새롭게 생겼을 때 신규 등록 순서에 따라 이뤄진다. ㄹ 중앙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D씨는 “규모나 활동 인원도 동아리방을 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수빈 회장은 “그때그때 생기는 동아리방이 동아리 규모와 맞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며 “활동 인원이 많은 동아리의 경우 실질적인 활동은 연습실, 학생회관 라운지 등 다른 공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통 없이 사라진 동아리방=학교의 동아리방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중앙동아리 ‘다솜공부방’은 법대가 리모델링을 통해 로스쿨로 바뀌는 과정에서 대체공간 없이 방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다. 다솜공부방 김장현 회장(화학생명공학부·15)은 “지난해 6월 15동이 리모델링을 하면서 동아리방 문에 짐을 빼라는 안내문이 붙었던 듯하다”며 “기한 전날이 돼서야 전화로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방을 반환받을 줄 알았는데 동아리방이 이미 법대의 다른 시설로 바뀐 후였다”며 “법대 내 동아리방이 있었던 동아리에게 제공한 사물함조차 배정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유사하게 법대에 동아리방이 있었으나 강제로 동아리방을 반납한 중앙동아리 ‘다담’의 경우 총학생회와 학생단체의 도움으로 현재 생활대 내의 임시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대 측은 들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대 이우산 교무주임은 “법대 공간에 법대 이외의 동아리가 있어 문제가 된 곳은 본부와 협의를 통해 해결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들과의 사전소통은 잘 진행이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법대에서 근무했던 평생교육원 신승호 기획·경영실장 역시 “다솜공부방의 사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리방이 없는 동아리들이 겪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본부에서 학생자치공간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은 부재한 상황이다. 현재 동아리방이 없는 동아리들은 교내 건물의 유휴공간을 이용해야만 한다. 임수빈 회장은 “학생 공간이 적어서 동아리 회장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학생소통팀 유재식 실무관은 “학생들을 위해 동아리방을 더 만들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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