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은 학내 사정에 어두운 나에게 언제나 좋은 눈이 되어 준다. 미처 알지 못했던 일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럴 뿐 아니라,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일들이라도 그 일들을 『대학신문』에서 다시 보게 되는 경험은 새롭다. 무엇보다도 특히 『대학신문』의 보도사진들은 말 그대로 학내외의 일들을 ‘보여’ 준다. 『대학신문』1921호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1면에 실린 보도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상반기 전학대회가 정족수를 넘겨 개회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현장 모니터 화면을 찍은 사진을 통해 직관적으로 전달됐다.

그러나 다른 보도사진들의 경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1921호의 보도사진들은 주로 교내 흡연 실태를 다룬 기사인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가 함께 하는 캠퍼스를 위해'와 함께 실려 있다. 해당 기사가 흡연권과 혐연권 사이의 충돌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반면, 이 기사를 위한 보도사진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아쉽다. 첫 번째, 보도사진 자체가 어떤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기보다는 기사를 위한 참고 이미지로서의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3면에 실린 사진들은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함께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사진들을 통해서 흡연구역과 비흡연구역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고 있는 학내 공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이 사진들만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복잡한 갈등을 대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사진보다는 삽화나 그래픽을 사용했다면 해당 기사의 논점을 더 명확하게, 한눈에 알 수 있게 보여주지 않았을까?

두 번째, 인물을 다루는 보도사진의 관점이 아쉬웠다. 13면의 「B컷」에는 3면의 기사와 일맥상통하는 사진이 다시 실려 있다. 「B컷」의 사진은 1면을 제외하고 가장 크게 실려 있으며, 1921호의 사진들 중 가장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두드러져 보인다. 그리고 사진의 제목과 캡션은 이 사진이 어느 정도 고발의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려준다. 물론 모자이크 처리를 했고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실제 특정 인물을 담은 사진을 통해 경고나 고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때로는 불필요하게 자극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보도사진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기사들도 있었다. 학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단체 ‘빗소리’의 첫 간담회를 다룬 기사인 ̒빗소리가 학생사회에 널리 퍼지길'  을 읽었을 때에는 간담회의 풍경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문화부의 연재기사인 ̒삐삐들아, 상상하는 책방에서 놀자'와 16회 인디다큐페스티벌을 다룬 '다양함을 담는 다큐의 시선들, 축제를 벌이다' 속 보도사진에서는 책방과 다큐페스티벌에 대한 『대학신문』만의 시각을 보고 싶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기사가 전달할 수 있는 내용 못지 않은, 아니 어쩌면 기사가 전달할 수 없는 내용까지도 보도사진이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디서나 사진을 볼 수 있게 돼버린 지금, 사진을 싣는다는 사실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진을 싣느냐일 것이다. 나의 눈이 되어 주는 『대학신문』, 그리고 『대학신문』의 ‘눈’인 보도사진에 단순한 기록 이상의 과감한 시각을 기대해 본다.

 

 

이다민

미학과 석사과정·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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