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코어사업)과 관련한 인문대의 세부적인 사업계획서가 공개됐다.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전체 지원금 37억원 중 80%를 인문대 사업비로 사용하며 인문대 사업비 중 70%는 기초학문 심화 모델에, 30%는 대학자체 모델에 투입한다.

기초학문 심화 모델 중 ‘코어 학업지원 프로그램’에서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학업지원금을 지급한다. 학부생에게는 3, 4학년 각각 55명에게 월 60만원을 지원하며 대상 학생의 대학원 유입률을 8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또 석사과정 대학원생 중 국내 연수자 63명에게 월 70만원을, 코어특별석사과정에 선정된 학생들에겐 최대 20명에게 월 120만원의 학업지원금을 지급한다. 인문대 신효필 교무부학장(언어학과)은 “컨설팅 결과에 따라 금액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지원금에 대한 큰 틀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타 장학금과 중복 수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자율적인 연구 지원과 국제 역량 강화 프로그램 역시 기초학문심화 모델에 포함된다.

대학자체 모델에서는 연계 및 연합전공에 대한 △교과목 개발 및 기존 과목 개편 △유관 연구소 지원 △관련 기관과의 MOU 체결을 통한 인턴십 프로그램 △해외 프로그램 등의 지원이 있을 예정이다. 신효필 교무부학장은 “학내 협의를 빠르게 거칠 경우 연계 및 연합전공 학생 모집은 2학기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업계획서 중 취업률 제고를 위해 연계 및 연합전공 과목에서 취업과 관련된 교과목을 활용한다는 부분에 대해 신효필 교무부학장은 “교육부의 요구사항에 따라 명시한 것일 뿐 궁극적인 목표는 기초학문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학생 및 교원의 국제교류 활성화와 학생 진로의 질적 제고를 위한 방안이 추진된다. 국제교류에는 해외 학자 초청 강연과 해외 학술대회 참가 지원이 포함된다. 또 진로에 대한 제도적 지원으로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멘토링 프로그램과 기초학문심화 모델에 참여하는 학생을 위한 상담과 워크샵이 있다.

인문대 학생회는 지난달 18일 제14차 단과대운영위원회에서 코어사업에 대한 학생회 측의 공식 입장을 의결하고 이를 자보를 통해 밝혔다. 김광민 인문대 학생회장(철학과·13)은 “코어 사업이 인문학을 축소 및 변질하는 것을 막고, 학사행정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타 학교 인문대생들과도 연대하는 것이 인문대 학생회의 중심 기조”라고 말했다. 현재 인문대 학생회는 ‘인문대 코어사업 대응 TF팀’(코어 TF팀)의 활동을 시작해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한 집담회를 계획 중이다. 김광민 학생회장은 “집담회는 3일 저녁에 진행할 예정”이라며 “코어 TF팀에서는 사업계획서를 분석해서 검토하고, 지속적으로 학교 행정을 감시하며 의견을 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문대 학생회는 코어사업에 대한 공청회를 오는 10일(화)에 열기로 학장단과 협의를 마친 상태다.

한편 ‘서울대의 공공성을 위한 학생모임’(학생모임)에서는 인문대 학생회의 기조가 모순적이라며, 코어사업 자체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연 씨(사회학과·12)는 “코어사업은 다른 대학의 경우 취업률이라는 지표를 두고 인문학을 평가하는 사업”이라며 “서울대 인문대의 상징성이 있는데 인문학을 산업수요에 종속시키는 사업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문대 학생회의 기조에 대해 “코어사업에 학생 참여를 보장하라는 것은 코어사업에는 동의하는 것”이라며 “코어사업 전체는 반대하지만 서울대 인문대의 코어사업은 찬성하는 것은 모순되는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학생모임은 1인 시위 진행과 코어사업 반대 인문대인 인증샷 찍기 및 서명운동을 계획 중이다. 김상연 씨는 “사업계획서 관련 논의는 인문대 학생회와 함께 해야 할 것 같아 논의 중이지만, 기조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느 지점까지 함께 할지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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