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은 내게 가깝기도 멀기도 한 존재였다. 가판대에 수북히 쌓여있던 신문들을 지나친 것은 수도 없이 많아 왠지 친숙하지만, 1면 기사 외에 다른 지면의 기사를 자세히 살펴본 적은 사실 손에 꼽을 정도여서 낯설기도 한 그런 존재 말이다. 사실 많은 서울대 학생들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대학신문』을 무심히 지나치는 모든 이들이 학내 사안에, 그리고 학생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학외사안에 관심이 없지는 않을 텐데 『대학신문』이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번 학기 『대학신문』을 관심 깊게 읽으며 그 이유를 찾아봤다.

먼저 『대학신문』의 학내 사안 기사들은 다소 불친절하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여러 각도로, 여러 차례 다뤄져 사람들에게 친숙한 일간지 기사들의 소재와는 달리 학내 사안은 『대학신문』에서만 단 한 번 다뤄진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독자들은 배경지식 없이 기사로 처음 소재를 접한다. 하지만 특히 학교 측과 학생들의 협상과정이 담긴 긴 시간의 이야기들은 기사 한 편으로만 다뤄지면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럼에도 『대학신문』의 대부분의 기사들은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어떤 사실’을 가정하고 기사를 다루는 느낌이라 읽으면서 불편한 점이 있었다. 기사를 읽는 독자를 그 사안에 대해 처음 접하는 독자로 상정한다면 좀 더 친절한 기사가 될 거라 생각한다.

이에 덧붙여 학내 사안을 다루는 「종합」 면의 경우 다른 면들보다 가독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다른 면에 비해 「종합」 면은 면 배치의 다양성이 떨어져 그런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안의 특성상 연관되는 그림을 사용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종합」 면은 글씨만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경우가 잦았다. 이번 호에 실린 ‘2015학년도 학부생 진로의식조사 결과 발표돼’ 기사 같은 경우는 간단한 그래프라도 함께 실어줬으면 전체 면의 가독성이 훨씬 좋아지지 않았을까.

반면 1면에 실린 ‘셔틀버스, 어디까지 알고 있니’ 기사는 가벼운 일기 형식으로 글을 시작해 눈길을 확 잡아끌었다. 요즘은 기성언론들도 종이신문의 위기라고 앞다투어 말하며, 새롭고 눈에 띄는 컨텐츠를 개발해내는 데 목숨을 걸고 있을 정도로 독자들의 시선 이동은 가볍다. 정말 작정하고 정독하는 독자가 아니라면 한 눈에 관심이 가질 않으면 기사를 아예 읽을 시도조차 안 한다는 이야기다. 글의 도입부분을 선택한 것에서 『대학신문』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학교 구성원의 목소리를 지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독자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문예」 면을 보면서 『대학신문』이 학내외의 소식을 알리는 역할뿐 아니라 학내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하는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만 조금 걱정되는 것은, 「문예」 면과 「의견」 면의 기고자들이 정말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부탁을 받아서 쓰는 형식적인 글을 쓰지는 않을까하는 것이다. 분명 다양한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대학신문』의 의무는 아니라는 것은 잊지 말자.

『대학신문』이 가판대에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볼 때마다 걱정되는 마음이 들었다. 분명 누군가는 열심히 만든 신문일텐데, 아무도 읽지 않는 신문이 돼버릴까봐 말이다. 부족한 점만 지적한다고 서운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학신문』에 양질의 기사들이 매주 실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매주 다양한 소재로 독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굳이 말을 보태지 않았을 뿐이다. 앞으로는 더욱 ‘친숙해질’ 『대학신문』을 기대한다.

 

박다혜

보건학과·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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