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수) 생활협동조합(생협)이 유보금 10억 원을 발전기금에 기부하려 한 것이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임시전학대회)에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생협 이동현 학생이사(자유전공학부·13)는 임시전학대회에서 △정식 이사회 개최를 통한 정당성 심의 △노동환경개선계획 집행 및 생협 중장기 발전에 유보금 사용 △해당 계획에 학생이사와 일반조합원 참여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추가안건으로 발의했다. 결의안은 참석의원 84명 중 51명의 찬성으로 인준됐다.

해당 결의안은 생협이 10억 원의 유보금을 생협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동현 학생이사는 “생협은 노동자 환경이 열악하고 매출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생활복지조합과 생협 간의 채무를 이유로 유보금을 발전기금에 귀속시키려 한다”며 “그러나 이는 상사채권의 소멸시효*를 경과해 법적 채무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유보금을 생협의 노동환경 개선이나 식권 가격 인하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협은 이동현 학생이사의 결의안은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생협 관계자는 “2000년 경 생활복지조합에서 생협으로 넘어올 때 생활복지조합의 현장 판매 물건들을 생협이 갖는 대신 이를 발전기금에 출연해 채무를 변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협은 “법적으로 채무가 아닌 것은 맞지만 애초에 생협의 돈이 아니며 생협 재정상태도 탄탄한 만큼 학교 발전에 기여하자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에 대해 생협은 “연말에 수익이 발생할 경우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며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분식회계 논란과 이번 일을 생협 이사장이 주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동현 학생이사는 사실 확인에 미흡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생협의 이번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생협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유보금을 기부했을 때 추후 재정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총학생회(총학)는 이동현 학생이사의 해명안을 임시전학대회 결과지에 첨부하는 한편, 관련 내용을 추가해 생협 결의안에 대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민석 부총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14)은 “기존 결의안대로 움직이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총운위를 거치기로 했다”며 “총학의 구체적인 활동 방향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상사채권의 소멸시효: 상법상 돈을 빌려주고 받을 권리를 5년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채무관계가 소멸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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