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캠퍼스 ‘자가용 덜 타기’를 제안한다
관악캠퍼스 ‘자가용 덜 타기’를 제안한다
  • 대학신문
  • 승인 2016.05.22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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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기복 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

자동차는 현대사회의 필수로 인간에 이로운 도구임에는 너무나 명백하다. 하지만 지금은 자동차가 남용돼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 왜 자동차, 특히 자가용을 덜 타야 하는가? 프란츠 알트의 저서 『지구의 미래』 중 내가 공감했던 자동차 중독에 관한 내용을 우리 현실에 맞춰 설명해 보겠다.

첫째, 자동차는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자동차 등 수송 부분은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의 12% 이상을 차지하며 특히 최근 심각해진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 등의 요인도 크지만 우리나라의 자동차 배기가스가 꽤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이다. 우리는 지금 숨을 쉬는 것 자체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숨 막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둘째, 자동차는 위험하다. 내가 대학에 입학한 1989년에는 만 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며, 25년이 지난 2014년에도 여전히 5천여 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인구당 사망자 수가 선진국의 2배에서 3배나 되는 비인간적인 현실이다.

셋째, 자동차는 비싸다. 우리가 몰고 다니는 차는 기천만 원을 훌쩍 넘고, 보험료와 기름값 등으로 매년 기백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 감가상각을 고려하면 나의 경우 매년 연봉의 5% 정도가 고정적으로 자동차에 지출되는 셈이며 세금의 상당 부분도 도로 등 자동차를 위해 쓰인다.

넷째, 자동차는 과도한 공간을 차지한다. 내가 근무하는 지하 2층, 지상 5층짜리 멋진 건물 중 지하 2층은 거의 온전히 주차장으로 이용되며 내 사무실 반 정도의 공간은 오로지 내 자가용을 위해 존재한다. 그나마 나는 사무실에서 열심히 일하는데 내 자동차는 온종일 주차장에서 뒹굴며, 실험실의 공간은 정작 부족한데도 말이다.

필자는 작년 베를린 근교 포츠담에 있는 독일연방지질과학연구원에서 연구년을 보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 하나를 꼽으라면 자동차의 나라 독일에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꼽겠다. 내가 근무했던 국제지열연구센터의 연구원 30여 명 중 자가용을 갖고 출퇴근하는 사람은 손꼽을 정도였다. 주차시설은 관악캠퍼스보다 확연히 적었고, 당연히 연구원 캠퍼스 안에 자동차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독일 사람들은 스마트한 차는 즐기기 위한 것이지 출퇴근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자동차를 연구하는 공과대학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무책임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들을 법하다. 하지만 자동차를 생산하는 엔지니어도 자기의 혼이 담긴 자동차가 애물단지가 되기보다 제대로 잘 쓰이길 바랄 것이다. 필자는 이산화탄소를 적게 발생시키는 여러가지 신재생에너지 중 지하 수 킬로미터 심부의 지열에너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세계 발전량의 0.3%에 불과한 지열발전의 비중이 더욱 확대되고, 지열에너지가 난방 등에도 널리 쓰이도록 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다만 지열에너지와 같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적게 하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것이 힘겹고 오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자가용 덜 타기와 같은 에너지 아껴 쓰기를 병행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근검절약하지 않고서는 부자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동차가 관악캠퍼스에서 과도한 대접을 받고 있는 건 아닌지, 우리가 자가용에 중독된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보자. 그러고 나서 자신만의 실천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나는 미약하지만 승용차 5부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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