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정보공학부 이병기 교수

정년퇴임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병기 교수(전기·정보공학부)는 학교에 대한 애정으로 답했다. 이 교수는 “오직 감사하다는 말뿐입니다”라며 “교수로서 학교 연구 발전에 이바지한 것이 가장 큰 보람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연구처장 재직 중 맡았던 한국학연구사업, BioMAX사업, TLO(Technology Licensing Office) 관련 사업이 각각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 기술지주회사로 자리 잡은 것을 자랑스러워 했다.

이 교수가 전자공학과 연을 맺은 1970년대는 한국에서 전자산업이 발아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는 당시 가장 장래가 유망하다고 인식됐던 전자공학을 택했다. 산업현장의 연구원으로서, 또 학자로서 많은 연구를 수행해온 그는 특히 자신의 이름을 딴 ‘Lee’s Algorithm’ 연구와 ITU통신표준으로 채택된 통신관련 연구가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이 교수는 여러 권의 교과서를 집필했고, 특히 미국에서 출판한 『Broadband Telecom Technology』는 호응이 좋아개정판까지 내기도 했다.

이 교수는 제자들을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며 학자로서뿐만 아니라 참된 스승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저는 좋은 제자들이 아주 많습니다”라며 운을 뗀 그는 “제자들 대부분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산업현장에서 우리나라 산업발달을 위해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특히 그는 “네 권의 교과서를 제자들과 공동 저술한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며 제자들과 함께한 경험을 소중히 여겼다.

사제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이 교수가 교육의 소명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는 위대함의 씨앗을 싹 틔워줄 마중물로서 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전공지식과 기본소양만을 충실히 갖추도록 길러내는 것은 교육의 소임을 다한 것이라 볼 수 없다”며 2%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2%는 이웃과 공감하며 사회에 대해 헌신할 줄 아는 ‘위대함’이다. 그는 “교육이 할 일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위대함의 씨앗을 싹틔워주는 것”이라며 “그 싹을 틔워주기 위해서는 롤 모델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평소 주변에 두드러진 인물들을 관찰하며 교육의 한 방법으로써 롤 모델에 관한 생각을 하곤 했다고 한다. “인생을 길게 보고, 자신의 삶이 작은 돌배가 아닌 커다란 먹골배로 영글어갈 수 있도록 조형해나가라”며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교육자로서의 모습이 제자들에게는 하나의 ‘롤 모델’로 다가오지 않을까.

사진제공: 이병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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