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학 속에서 삶의 신비를 읽다
영문학 속에서 삶의 신비를 읽다
  • 주은진 기자
  • 승인 2016.08.21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어영문학과 변창구 교수

연구실을 가득 채운 영문학 서적들은 지난 시간 동안 변창구 교수(영어영문학과)가 치열하게 걸어온 학자로서의 길을 보여주는듯 했다. 변 교수는 “서울대에 있던 27년 동안 훌륭한 학생들과 동료 교수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며 “교직에 있던 시간은 세상을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교수직과 병행했던 여러 직책들 때문에 학생들에게 충실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미안함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문학자인 그에게 문학은 역사, 문화, 지리 등이 모두 모인 삶을 비추는 하나의 거울이었다. 그는 “같은 영문학이어도 역사와 지리가 다른 미국과 영국의 문학은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며 문학이 보여주는 당대 사람들의 삶의 다양성과 진실성은 우리가 여전히 문학을 공부해야하는 이유라 말했다. 변 교수는 “하지만 이러한 점 때문에 우리와는 이질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한 영문학을 공부하는 것이 때때로 힘들기도 했다”며 외국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변 교수는 여러 작가들 중 특히 셰익스피어를 좋아했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가 생각한 셰익스피어 비극의 강점은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고통과 부조리함을 인정하는 데 있다. 변 교수는 “자신의 행동의 대가를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는 인간이 쉽게 가지지 못하는 덕목”이라며 “삶이 주는 부조리함에 비굴해지지 말자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변 교수는 셰익스피어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선물로 ‘코미디' 정신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갈등을 대하는 데 있어 서로를 비난하고 배제하려 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코미디 속 조금은 모자란 인물들의 포용적 자세는 날선 대립을 진정시킬 열쇠라는 점을 강조했다.

변 교수는 퇴임 후 또 다른 도전을 꿈꾸고 있다. 그는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희곡을 전공하면서도 몸으로 연기를 해 본 적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 중 희곡을 배우다 연기에 매력을 느껴 학문의 방향을 전환한 사례를 소개하며, 그는 “훗날 기회가 된다면 연기나 연출을 배워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변 교수는 학생들에게 미래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기존의 지식이나 명성에 의존하기 보단 스스로 변화를 인정해 사물의 다양한 면모를 봐야한다”며 학생들에게 자신이 있는 곳에 안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사진: 이문영 기자 akxmans@snu.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