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김경욱 교수

퇴임을 앞둔 김경욱 교수(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의 모니터에는 여전히 수많은 설계도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앞으로 다가올 여유를 반기듯이 “연구의 막중한 책임과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 심신이 가볍다”며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정년이라는 제도가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농기계를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트랙터를 중심으로 한 노외기계설계에 입문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생활을 바탕으로 한국농업기계학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35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무수히 많은 농기계 메커니즘의 분석과 설계를 다뤘다. 그 중에서도 김 교수는 농기계 생산에 필요한 설계, 시험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해 농작업의 생산성과 안정성의 향상을 도모했다.

김 교수가 바라보는 한국 농기계 산업은 순탄치만은 않은 현실이다. 한국 농기계 산업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의 해결책으로 그는 농기계 수출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미 내수시장이 한계에 달했고, 해외시장의 경쟁력도 단기간에 확보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우수인력이 필요하지만 열악한 재정과 농기계 산업의 낮은 인기로 이마저도 어렵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예상하는 미래의 농업은 이른바 ‘로봇과 함께하는 농업’이다. 그는 “인간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모니터로 공장이나 온실 속 작물들의 상황을 보고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로봇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자동화된 농업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농업 현실에 맞춘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연구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 “항상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고 그렇게 탄생한 연구 결과의 활용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농기계 설계는 그 결과물이 토양을 덜 손상시키면서도 사용하기 편하고 정확도도 높아야 하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까지의 강의와 연구 자료를 정리해 훗날 농기계 산업 연구에 보탬이 될 전문서적을 쓸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학생들이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항상 준비하는 대학생이 되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를 위해선 단지 전공분야의 공부뿐 아니라 문학, 운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방면의 소양을 키워 자신의 미래에 대해 꼼꼼하고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 이문영 기자 dkxman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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