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민 교수보건학과

30여 년간 정든 강단을 뒤로하고 떠나는 양봉민 교수(보건학과)는 인터뷰 내내 많은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양 교수는 “배려와 사랑, 친절을 베풀 줄 알았어야 했는데 너무 직선적인 삶을 살아온 것 같아 후회된다”며 “늦었지만, 그동안 내 주변에서 나와 함께한 모든 이들, 훌륭한 제자들과 동료 교수들 그리고 서울대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정년 퇴임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제자들이 있었기에 내가 있을 수 있었다”고 각별한 제자 사랑을 드러냈다.

양 교수는 현재 WHO 자문위원, 보건의료부문 국제학술지 ‘VIHRI’(Value In Health  Regional Issues)의 공동 편집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그가 처음부터 보건경제학도의 길을 걸은 것은 아니었다. 양 교수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경제학과 조교수로 재직할 때 보건경제학자였던 대학원 지도 교수의 권유로 보건경제 분야 논문을 쓰게 됐다”며 “당시 연구 논문이 전문 학술지에 게재된 것을 계기로 보건경제연구에 몰입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양 교수는 보건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보건경제학을 학내외로 널리 알리기 위해 힘썼다. 그는 “내 수업을 계기로 보건경제학을 자신의 전공 분야로 삼고 공부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뿌듯하다”며 후학을 양성하며 느끼는 보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국가보건의료정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의료기술평가의 보건경제학적 접근을 지난 15년간 연구 주제로 삼고 주력해왔다”며 “이제 그 분야가 학문적,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바탕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연구자로서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진로를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일단 선택했다면 무조건 최선을 다하라”는 말로 운을 뗀 그는 “나는 부모님이 바랐던 법학 공부가 아닌 평소 좋아했던 경제학을 택했고, 이는 스스로를 위한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각종 여건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 경우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좋아하는 길이든 그렇지 않은 길이든 선택한 길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속에서 참된 의미를 찾게 될 것”이라 전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양 교수는 “은퇴 이후에도 보건경제 지식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지식을 전파하고 싶다”며 “한국방송통신대에서 강의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응하게 됐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의 웃음에는 처음 보건경제학을 접했을 때의 설렘이 묻어나는 듯했다.

 

사진: 김여경 기자 kimyk03@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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