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한국어 교육 수요에 대응할 때

세계의 여러 대학에서 한국어 교육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하버드대학, 시카고대학, 콜럼비아대학,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등 2백여 개의 대학에서 크고 작은 규모로 한국어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주요 대학에서도 오랜 동안 한국어 강좌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권의 여러 대학에서도 한국어 강좌가 새롭게 개설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북경대학과 같은 주요 대학만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전문대학에서도 한국어 교육이 확대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동경대학을 비롯하여 여러 대학들이 한국어 강좌를 확대 신설하고 있다. 와세다대학에서는 금년도 전체 외국어 강좌 수강생 가운데 한국어 수강생이 천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 강좌가 되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와 인도 등지에서도 대학에서의 한국어 교육이 새로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러한 해외 한국어 교육을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아가기 위해서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에 대한 교육 방법과 교육 내용을 보다 체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국내의 여러 대학들이 최근에 비로소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분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교육 당국의 관심도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어 교육은 각국의 교육 목표나 교육 제도에 따라 그 내용이 다르기는 하지만, 한국 문화의 세계적 보급 기반을 확보한다는 의미에서도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다양한 교재, 평가제도 마련해

한국어 교육의 전문성 갖춰야

 

한국어 교육을 위한 다양한 교재 개발에 교육 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영어권의 대학에서 한국어 교재를 체계화하기 위해 한국의 지원을 받아 전문가들이 함께 교재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미 일본이 1960년대 말에 로마문자 표기체계를 따른 일본어 강의 교재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개발 보급하여 해외 일본어 교육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용 교재만이 아니라 각급 단계의 한국어 교재를 다양한 형태로 개발하여 멀티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한국어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해외 대학이나 각급 교육 기관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자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 연수를 조직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한국어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각종 어문 규범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재교육이 필요하다. 해외 한국어 교육자를 위해 일년에 한차례씩 조직적이고도 체계적인 연수 또는 워크숍을 실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한국어 교육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각종 정보의 교환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방법과 내용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학문적으로 체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교육 매체를 통해 그 내용을 교육하는 일도 필요하다. 특정의 교육 기관이 인터넷을 이용한 한국어 강좌를 실시할 수도 있고, 위성방송을 이용하여 한국어 교실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의 언어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한국어 능력 평가 인증 제도를 적극 도입하여 운영해야 한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는 한국어의 세계적인 보급과 직결된다. 한국어 교육으로부터 한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가능해지며, 한국어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제는 해외 한국어 교육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

 

▲ © 대학신문 사진부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