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외국인의 관심, 제자리 걷는 한국어 교육

 
▲ © 강동환 기자

 

외국인에 대한 한국어 교육은 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해 2002 한ㆍ일 월드컵과 최근의 한류 열풍에 힘입어 수요가 더욱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어 교육은 국내 대학의 언어교육원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해외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어 교육을 통해 한국에 대한 홍보와 수익 창출이 기대되는 한편, 90년대 이후 폭증한 수요에 맞춰 공급이 이뤄지다 보니 전문화, 체계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대학신문』은 한글날을 맞아 국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의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외국인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는 서울 올림픽 이후 한국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생기기 시작해, 월드컵과 한류열풍 등으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더욱 늘어났다. 일본과 중국 등에서는 한국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기관이 늘어났으며, 미국과 유럽에서도 한국어 강좌를 신설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직접 우리나라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생도 자연히 늘어났다.

 

외국인 학생에 대한 국내의 한국어 교육은 주로 서울대, 연ㆍ고대를 비롯한 상당수의 대학 언어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러 대학이 수업을 통한 교육 뿐 아니라 외국인 학생 유치와 홍보에 힘쓰는 등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최초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한 정규기관은 연세대 부속기관인 한국어학당이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은 현재 한 학기에 1500여 명이 등록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어학당 전임강사 강승혜씨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의 경우 기반이 어느 정도 잡혀 있고 졸업생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최근에도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등록한다”고 말한다.

 

고려대의 경우는 한국어 강의에 중국어나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전담 조교를 배정하고, 외국인 학생 유치와 홍보 를 위해 외국 대학과의 학술 교류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동국대와 건국대는 중국인 학생들에게 비자 발급을 지원하는 등의 행정 체계를 갖춰 타대에 비해 높은 비율의 중국인 학생이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한편 서울에 비해서 규모는 작지만 지방 대학 역시 최근 활발하게 한국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2001년에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며, 주로 학업을 위해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다.

 

해외에서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은 예전에 비해 두드러지게 증가했고, 교육 시장도 확대됐다.

특히 일본의 경우, 2002 한ㆍ일 월드컵과  드라마 ‘겨울연가’등으로 시작된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규슈 산업대학 국제문화학부 강사인 하세가와 유키코씨는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3ㆍ40대 주부들이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시민 강좌에 몰려드는데, 30명 정원의 수업에 200명이 신청을 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수업에서 배우 배용준이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따라하며 말하기, 듣기 연습을 하는 강좌도 생기고 있는데, 그는 이에 대해 “학생들에게 학습동기를 부여하므로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한다.

 

또 그는 “과거에는 교포라는 의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국어를 배우는 경우가 많았다면, 예전에 비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제고된 지금은 자발적으로 배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규슈 산업대의 외국어 교육을 보면 2002 한ㆍ일 월드컵과 한류열풍 이후 한국을 더 알고 싶다는 등의 긍정적인 동기로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학적인 관심을 가지고 한국어 학습을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절반 정도 그만둔다”며 한류열풍으로 시작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 외에도 국재교류재단 최현선씨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우즈베키스탄 등의 중앙아시아에서 한국어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한국어 관련 취업을 목적으로 한 수요가 많다”고 말한다.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반면,  한국어 교육을 담당할 인력 양성과 한국어 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은 수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등 허술하게 이뤄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언어교육원 강사 최은규씨는 “지금은 문화관광부, 교육부, 외교통상부 등에서 개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데, 관련 부서를 통일해 중복 투자 등의 낭비를 방지하고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교사 양성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한국어 교사 시험이 국가 공인의 자격증 제도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는 단순히 언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한국문화의 이해를 도울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한편 민현식 교수(국어교육과)는 “한국어 관련 부서간 상호 협조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교사 양성에 대해서도 “우리가 교사 양성의 모범 사례를 해외에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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