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길고 무더웠던 여름이 가는구나’라고 생각하며, 8월을 마무리하는 『대학신문』의 기사들을 읽어나갔다. 여러 개인적인 일로 8월 한 달 동안 전국 곳곳을 누비고 다녔으나, 그 어디에 가든 ‘덥다, 더워 죽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8월 그놈은 괴로운 한 달이었다. 어느새 가을의 느낌을 솔솔 풍기는 날씨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8월의 소식들을 담은 대학신문의 기사들은 다시금 괴롭고도 길었던 계절의 느낌을 떠올리게 했다.

‘시흥캠퍼스’와 관련된 기사들에서는 무더운 계절 끝자락까지 끝끝내 놔주지 않았던 찝찝한 습기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체결, 학생들 강하게 반발’이라는 기사를 통해 시흥캠퍼스 조성 계획과 학생 사회가 이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불만들, 소통의 부재에 대해서 잘 풀어 내 지만 정작 학생들이 왜 시흥캠퍼스 건설에 반대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잘 파악할 수 없었다. 학생들의 의견이 소외된 채로 진행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에 대한 기사에서조차 학생들이 시흥캠퍼스에 반대하는 이유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상당히 모순적으로 다가왔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아쉬움을 남긴 기사가 하나 더 있었다. ‘서울대학로’를 아십니까’ 기사에서는 ‘서울대를 맞을 준비를 이미 마친 듯한 시흥시’라는 표현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시흥시민들과 관계자의 생각이 드러나지는 않았는데, ‘대학 외 구성원들의 목소리도 담아 공정성에 기여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찝찝함이 입안을 맴돌았다.

반면 땀을 말려주는 여름철 한 줄기 바람 같은 기사들이 있었다.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문턱 낮은 대학’을 읽는 내내 소통의 단절과 갑갑한 이념 논쟁이 가득한 이슈들로부터 벗어나 가볍게 미소 지을 수 있었다. 교육생들과 수업 정경 사진을 이용해 상상력을 제한하기보다, 신촌역 어느 스터디 카페에서 배움의 기쁨을 나누고 누리고 있는 사람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낼 수 있게 하면서, ‘신촌대학교’라는 새로운 교육상이 제시한 가능성을 같이 상상해볼 수 있었다. 단순 정보 전달보다는 그네들의 기쁨과 가능성을 공유해볼 수 있는 새로운 느낌이 기사이지 않았나 싶다. ‘일상이 돼버린 농성, 4년째 계속되는 그들의 외침’ 기사의 사진에서는 ‘대학’생으로서의 내가 얼마나 사회에 대해 무관심해왔는지를 『대학신문』이 직접 짚어주는 것 같았다. 광화문 지하보도에서 강연을 듣는 사람들과 그것을 무관심하게 스쳐 지나가는 흐릿한 사람들. 이 사람들을 멈춰 세우고, 그러기 위해 더 많은 구성원들의 목소리와 가치를 담아내는 것이야 말로 『대학신문』이 추구해야할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외의 많은 기사들이 여러 학내외 이슈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이들 이슈 하나하나에 대해서 『대학신문』이 더 많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다면, 무겁고 무기력한 여름 햇볕 같은 삶 속에서 잠시 뒤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바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안태혁 자연대 학생회장

화학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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