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위, 행정관 기습점거하고 연좌농성 벌여

지금 만나러 갑니다 지난 30일 (화) 학대위가 행정관 기습 점거를 시도했다. 학대위는 행정관 점거에 성공했지만 총장실에는 이르지 못해 행정관 1층에서 연좌농성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화) ‘시흥캠퍼스 전면철회를 위한 학생대책위원회’(학대위)는 행정관(60동)을 기습 점거하고 다음날까지 행정관 1층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연좌농성 중 26일 총학생회(총학)에서 본부에 보냈던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체결 관련 학생 사회의 입장 및 요구’(요구서)에 대한 기획처의 답변서가 전달됐고, 학대위는 이에 대한 답변을 31일 오후 3시 행정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학대위는 이어 이번달 1일에는 행정관 앞에서 ‘시흥캠퍼스 철회를 위한 개강행동’을 벌였다.

학대위는 시흥캠퍼스 밀실협약에 대한 성낙인 총장의 사과와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행정관 1층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학대위는 이날 오후 2시 15분경 청원 경찰 및 본부 직원들과의 몸싸움 끝에 행정관 진입에는 성공했으나 행정관 리모델링 작업으로 인해 계단이 폐쇄된 상태에서 엘리베이터의 전력 또한 차단돼 4층 총장실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학대위는 총장실을 점거하려던 본래 계획을 틀어 행정관 1층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학대위 김상연 위원장(사회학과·12)은 “이사회까지 찾아갔었는데 성 총장은 한 마디도 안 했다”며 “학생들이 직접 답을 요구하며 이 자리에 모였고,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여기 와있는데 성 총장은 반드시 나와서 답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농성이 진행된 24시간 동안 성 총장은 행정관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학대위는 행정관을 점거하며 자필로 대자보를 작성해 행정관 내부 곳곳에 부착하는 한편 이날 전달된 이근관 기획처장(법학전문대학원)의 답변서에 대해 토론회를 벌이기도 했다.

총학은 앞서 26일 본부에 보낸 학생 사회의 입장을 정리한 요구서를 전달했다. 요구서에서 총학은 “서울대 학생 사회는 시흥캠퍼스 전면 철회로 총의를 모았다”며 “서울대 본부가 무리하게 실시협약 밀실체결을 강행한 것은 학생 사회에 대한 도발이자 전면적 공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총학은 △대학기업화 △의무 RC 및 교통 문제로 인한 서울대 구성원의 생활 불편 △본부의 시흥캠퍼스 계획 일방 추진에서 학생의 주체적 참여 기회 박탈을 핵심 문제로 제시하며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와 성 총장의 사과 및 학생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본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했다.

요구서에 대한 기획처장의 답변서는 본부점거 당일인 30일 오후 2시 30분경 전달됐다. 이근관 기획처장은 답변서에서 “그간 학생들과의 소통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실시협약 체결은 지난 5월 30일 이사회 의결 사항이었고 이미 모두가 주지하고 있었으므로 밀실협약으로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총학이 제시한 문제에 대해 △시흥캠퍼스는 대학기업화와는 무관하며 산학협력을 대학의 기업화로 규정하는 것은 편향된 시각 △실시협약 어디에도 상주 인원이나 의무 RC와 관련된 조항은 존재하지 않음 △대학 전체 구성원이 참여해 함께 시흥캠퍼스를 계획해나갈 기구를 구상 중이라고 답했다.

학대위의 연좌농성은 31일 오후 3시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 행정관 24시간 연좌농성 보고 및 기획처 답변서 반박 기자회견’이 열림과 동시에 종료됐다. 기자회견문에서 학대위는 “학생들의 입장이 줄곧 실시협약 중단, 나아가 시흥캠퍼스 반대였음을 분명히 주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시협약을 기습적으로 학생 몰래 통과시킨 것이 밀실체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대위는 학문의 기업에 대한 종속과 학내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재차 표했고, “본부는 시흥캠퍼스 계획에서 의무 RC와 특정 학년 혹은 단과대 이전이라는 선택지를 확실하게 배제했음을 총장의 이름으로 약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학대위는 본부의 책임과 사과 없이 학생과의 소통은 불가능함을 거듭 강조했다.

학대위는 개강 첫날인 이번달 1일 오후 5시 행정관 앞에서 개강행동을 하며 움직임을 이어나갔다. 이날 개강행동에는 100여 명의 학생들이 결집해 시흥캠퍼스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학대위 김상연 위원장은 “24시간 연좌농성을 하니 기획부총장이 면담을 요청해왔으나 여전히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총장과의 만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며 “시흥캠퍼스 전면철회가 배제돼 있는 대화에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학생들은 본부 앞 잔디(총장잔디)에 들어가 원형으로 서서 발언을 계속했다. 김보미 총학생회장(소비자아동학부·12)은 “총장잔디 앞에 설치한 천막에서 천막농성을 계속할 것이고, 강의실 아지테이션*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며 대중행동도 이어갈 것”이라고 학대위의 향후 계획을 밝혔다.

1일 오후 9시 21분에는 학내 구성원 전체에게 이준호 학생처장(생명과학부)의 이메일이 전송됐다. 해당 이메일에서 이준호 학생처장은 “실시협약 체결에 대한 소통 미흡을 인정하나 시흥캠퍼스는 지난 9년여간 진행돼온, 또는 미뤄져온 서울대의 큰 책무”라며 서울대의 도약을 위해 시흥캠퍼스를 함께 제대로 만들어갈 것을 요청했다. 그는 “시흥캠퍼스로 인해 학생의 생활권이 오히려 신장되도록 할 것”을 약속하며 학생과의 소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성 총장은 2일 아침 10시 농성 중인 학생들을 걱정하는 차원에서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오후 2시에는 성 총장과 김보미 총학생회장, 김민석 부총학생회장, 학대위 김상연 위원장의 면담이 있을 예정이다.

지난 1일 행정관 앞에서 열린 '시흥캠퍼스 철회를 위한 개강행동'에서 학생들이 민중가요에 맞춰 마임을 추고 있다.

사진: (위)이문영 기자 dkxmans@snu.kr

(아래)강승우 기자 kangsw0401@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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