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에서 준비한 사회풍자 마당극‘변사또의 생일날’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의 회원들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 신문수 기자
 

황경식 교수(철학과), 김학주 명예교수(중어중문학과), 전 교육부 장관 이명현 교수(철학과), 강지원 변호사 등 쟁쟁한 명사들이 사회풍자 마당극 ‘변사또의 생일날’에서 배우로 분해 색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도덕겴구??회복하고자 하는 활동을 통해 정직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의 사회운동단체인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의 일원들이다. 대한민국학술원장 김태길 명예교수(철학과)는 “사회 구성원간의 신뢰가 무너지는 등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는 요즘 세태를 일반인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며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강의보다 대중들에게 보다 호소력 있는 수단인 연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토) 수원 문화의전당 야외 공연장에 오른  마당극 ‘변학도의 생일날’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춘향전’을 패러디했다. 연출자 임창규씨(극단 금시조)는 “점잖으시던 분들 일상과 반대되는 ‘망가진 모습’의 변사또를 연기했고 이같은 희화화를 통해 기본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모색해보고자 한다 ”며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바쁘신 분들이라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었지만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공연은 변사또(강지원 변호사)의 생일날에서 시작된다. 원작과 달리 4명의 사또가 더 등장한다. 손봉호 동국대 총장이 ‘망나니’역을 맡는 등 바른 생활로 유명했던 명사들의 연기가 이색적이다. 늘어난 4명의 사또는 황금만능주의자 ‘돈’사또(이호왕 전 대한민국학술원장), 기회주의자 ‘줄’사또(김태길 명예교수),  향락주의자 ‘색’사또(이명현 교수), 사기꾼 ‘뻥’사또(김학주 명예교수)로 부정부패가 판치는 대한민국 사회를 풍자한다. ‘줄’사또는 “실세다 싶은 것에 딱~ 달라붙어야 됩니다”라며 변사또의 몸에 찰싹 달라붙는다. ‘뻥’사또는 “수해복구비 좀 떼어 먹은 것 가지고 뭘 그려냐”며 투덜대고 ‘돈’사또는 “쩐이면 안돼는 것이 있나”라며 변사또의 옆구리를 슬며시 찔러댄다. 그러는 와중 변사또는 늑대처럼 “오~ 춘향이(오현옥 대진대 교수), 수청!”을 울부짖는다. 그러나 순수와 절개의 상징인 춘향은 변사또의 은밀한 손길을 뿌리치며 완강히 수청을 거부한다. 이런 춘향을 통해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외침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이후 줄거리는 알려진 대로다. 그들이 “변사또의 웰빙을 위해 구구팔팔!(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을 외치며 기생들과 음주가무를 즐기는 순간 이몽룡이(이한구 성균관대 교수) 등장한다. 어사또는 사또들을 파직시키고 춘향과 재회한다. 결말에선 출연자 전원이 한 바탕 춤사위를 펼치며 ‘용서와 화해’의 장으로 막을 내린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2년 ‘붉은 뺨을 찾습니다’를 무대에 올린 후 선보이는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의 두 번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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