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식사'가 시행된 지 1년, 학생들이 '학관B'메뉴를 먹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서울대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천원의 식사’는 저렴한 가격과 양질의 식단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행 후 1년 여가 지난 지금 학교 안팎에선 크게 증가한 이용자 수로 인해 식당에서 근무하는 조리원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우려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에 생활협동조합(생협)은 인력 충원, 조리 시설 증설 등 여러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학생회관 식당에서 시행한 ‘천원의 아침식사’는 큰 환영을 받았다. 기존에 1,700원에 제공하던 ‘학관B’ 메뉴의 가격을 1,000원으로 제공하자 이용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장학복지과에 따르면 아침식사 ‘학관B’ 메뉴의 경우 지난해 5월 이용자 수는 6,233명이지만 ‘천원의 아침식사’가 시행된 6월의 이용자 수는 10,572명으로 70퍼센트 가까이 증가했다. 이어 올해 3월부터 시행된 ‘천원의 저녁식사’로 ‘학관B’ 메뉴 저녁식사 이용자 수도 급증했다. 지난해 3월 한 달간 ‘학관B’ 메뉴의 저녁식사 이용자 수는 4,924명이었지만 올해 3월의 이용자 수는 14,686명으로 3배 정도 증가했다.

늘어난 이용자 수로 인해 자연스레 학생회관 식당 조리원들의 업무량도 늘어났다. 학생회관 식당에서 근무하는 김명숙 조리원은 “기존에 음식을 조리하는 양보다 두 배 정도가 증가했다”며 “업무 강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옥경 영양사도 “업무량이 많은 날에는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업무 시간이 늘어났다”며 “식당 이용자가 많은 날에는 추가적으로 수당을 지급해 특근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자 수 증가에 대응해 생협은 학생회관 식당에 조리원을 충원했다. 김명숙 조리원은 “학생회관에 있던 스낵 코너를 폐지해 기존 조리원 4명에 더해 3명이 충원됐다”며 “충원으로 인해 설거지나 배식, 퇴식 등 업무를 분담해서 진행할 수 있어 편해진 점도 있다”고 밝혔다. 이창수 생협 노조위원장은 “원래 생협의 업무강도가 높은 편이고 식당 이용자 수가 늘어 힘든 면이 있지만 이에 대비해 조리인원이 충원됐다”며 “학생들을 위한 좋은 일을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협은 “학생회관 식당 자체가 1년에 많아야 4일 정도를 제외하고 항상 운영되기 때문에 노동의 강도가 전반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생협은 학생회관 리모델링을 통해 조리시설을 증설하고 스낵 코너를 폐지해 조리시설 및 기타 공간을 확장했다. 생협에서 운영하던 스낵 코너의 일부분은 학생회관 식당 조리원들의 식사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이옥경 영양사는 “학생회관 식당 공간이 협소해서 조리원들이 편하게 식사할 공간이 없었다”며 “조리원들이 충원되고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겨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이옥경 영양사는 “여름방학 동안 조리시설 내의 냉장시설을 2배로 늘렸고 조리기구와 배관을 상당부분 교체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용자 수가 증가한 만큼 저렴한 식사 제공으로 인한 적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천원의 식사’ 제공으로 인해 발생한 적자는 서울대 발전기금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장학복지과는 “한 끼 단가가 2,200원인 식사를 1,000원에 제공해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를 합해 올해 1억 2천만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생협은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식단에서도 꾸준히 적자가 발생하고 있었다”며 “본부가 지원하는 ‘천원의 식사’가 아닌 기존 식단에서 발생하는 적자는 생협이 운영하는 매점이나 기념품 판매 수익에서 충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강승우 기자 kangsw0401@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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